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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S 측과는 정반대의 의견을 가진 디지털타임스의 한기호 기자님의 글을 여기 옮겨 놓는 것은

필자와는 정반대의 의견이지만, 나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좋은 내용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내용이 매우 좋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의견이 전혀 다르지만, 나름 훌륭한 글이라고 봅니다.

 

 

 ......   (2022-07-08 금, 18:04)                

 

 

 

 


 

아 터지는 정치적 `촉법소년제`…감당 못하는 與野[한기호의 정치박박]

 

 

 

촉법소년 연령↓ 8할 공감, '예외 불인정' 국민정서 아닌가

1년간 정치권은 '청년=신선함' 동일시, 예외주의 지나쳐

당대표발 내홍·논점일탈식·세대독점 등 갈등유발 일상화

이제 와 "충치 두면 잇몸 망가져"…수습책임 제대로 져야

 

 

 

한기호 기자 입력: 2022-07-08 13:23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촉법소년'이 한차례 화두에 올랐었다. 현행 만 14세 미만이면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제도인데, 이 연령 기준을 낮추는 내용의 입법을 국정과제로 삼아 법무부가 추진한다고 알려지면서다. 북한군에 피살한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존엄성을 좌우하는 '자진 월북', '월북 조작' 판단이 팽팽하게 갈릴 정도로 정치적으로 '내전'에 가깝게 양분된 여론이지만, 촉법소년 연령 하향만큼은 정파를 떠나 '찬성' 및 '범죄율 감소 기대'가 8할에 가깝다는 여론조사도 지난달 공표된 바 있다. 촉법소년 지위를 악용한 범죄가 늘고, 그 강도(强度)조차 성인 못지 않다면 처벌의 '예외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게 '공정'에 가깝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을 보면 지난 1년간 정반대로 흘러왔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일단 거대양당이 저마다 '청년' 지도자를 옹립했고, 주류 또는 구세대를 질타하는 모습으로 여론에 신선함을 줬거나 주려고 했다. 거대 보수정당으로선 사상 첫 30대 후반 청년 이준석 당 대표를 선출한 국민의힘이 1년여간 이런 연출과 분위기를 독점하듯 했다. 3·9 대선 석패 직후 20대 여성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내세웠던 민주당도 압축적으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예외'가 빈번하게 인정됐다. 지도자의 위치에서 내부 소통보다 '자기 PR'하듯 언론매체와 SNS를 좇았고, 주요 현안 전선(戰線)에선 자주 이탈했으며, 북한 비핵화 의제에서나 볼 법한 표현인 '불가역적인' 개혁 대상을 사실상 기성 정치인·당원들로 꼽았으며,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거나 논점일탈 등을 남발해도 '좋은 게 좋은 거지' 식으로 '개혁' 내지 '소신발언'으로 띄워주는 분위기에 힘입어 강도를 높여왔다.

 

 

 

곪아 터지는 정치적 `촉법소년제`…감당 못하는 與野[한기호의 정치박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이 중 가장 마지막 요소가 두드러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 출마 선언 두달 전부터 일주일 전까지 쏟아낸 '대통령 만들 사람 유승민', '(윤석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야지', '제가 유승민계의 대표격' 등 발언 해명을 요구하는 경쟁자들에게 거꾸로 '계파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직접 논박이 아니라 '구태'로 몰아가는 것으로 넘어갔다. 총선 낙선 경력으로는 사실상 '-3선'의 10년 정치경력자인데 '0선'이란 표현으로 '신인 착시'를 부르는 바람도 불었다. 그는 같은해 대권 도전을 갓 선언한 윤 대통령에게는 입당 유도 목적이었겠지만 "미숙" "혼란" "당근" 등 품평식 언어를 남발했고 주변 인사들은 "파리떼" "하이에나" 등으로 공격했다. 이후에도 '지도부 패싱' 입당, 미등록 대선주자들에게 일정·토론을 압박하던 경선준비위 논란, 당헌 보칙도 무시하고 선거관리위 공격으로 이어진 '역선택 방지 룰 반대' 시비, 녹취 공방과 거듭된 선대위 이탈 등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부 이 대표 측과 일부 언론이 주고 받기 시작한 '윤핵관'은 '핵심 관계자'라는 말을 담고 있음에도, 핵관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여러 명'이라거나 '의사결정 구조 그 자체'라는 희한한 답만 돌아왔다. 최근에도 이 대표는 특정 매체발 '익명 인터뷰'를 성토하면서도 팬덤과 공유하고, '간장 한사발' 공격 소재로 활용하는 등 '프레임'으로서의 윤핵관은 충실히 활용했다. 자신을 '청년 정치인'으로 분류하는 것을 멈춰달라는 말과, 측근의 말대로면 20·30 지지층이 '일체감'을 갖는 존재라는 주장이 공존했다. 당 대표로서 처신에 의문을 제기하면 '신구(新舊)·싸가지론'으로 치부한다든지, 새로운보수당계와 연합전선이 뚜렷해 '계파'라는 말만 나오면 '지령 내리는 사이가 아니'라는 개념 치환으로 넘어갔다.

 

'증거인멸교사 의혹'에서 초유의 당 대표 중징계로 이어진 윤리위 이슈도 위화감 투성이다. 본안 격인 '2013년 성상납 의혹'이 작년말 유튜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에서 폭로됐는데, 지난 4월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한 출입기자가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에게 물음으로써 언론계 질문이 해금(解禁)될 때까지 약 넉달간, 이 대표는 '이미 가세연을 고소했다' 외에 육하원칙에 충실한 대응 논리를 꺼내지 않았다. 전날(7일) 윤리위 출석 직전 항변도 '선거 공로' 자평 중심이었다. 중앙당 대변인단 지위를 지닌 채 팬덤에 호소하거나 '친위대' 활동에 주력하는 일부까지. 이 현상들이 청년 대표성과 연관이 있는지, 겉보기까지 노회한 기성정치인이었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행태였을지 30대 일원으로서 의문이다.

 

추적단 '불꽃'으로 이름을 알린 뒤 정계에 화려하게 입문했으나, 민주당의 '업화'로 번지고 있는 박 전 비대위원장의 족적은 물리적으로 짧지만 굵다. n번방 성착취 사건 단죄의 주역으로서 앞선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이탈한 표심을 대선 기간 일부 돌려세웠고, 대선 패배에도 20·30대 여성 지지층 대거 입당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했으며, 현재는 대립관계이지만 '개딸'을 자칭하는 이재명 팬덤이 자연스레 착근하는 과정에는 '비대위원장 박지현'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본다. 성 비위 등 당내 실책 쓴소리와 대국민 사과 퍼포먼스를 주도한 데다 '586 운동권 용퇴론'을 내부에서 꺼낸 것 역시 전례에 비춰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제2연평해전 '역사 오류' 발언 등 기본기 미달 징후, 대부분의 비판 잣대에서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는 갈지자 행보라든지, 수습 없는 거듭된 내부 충돌로 동력을 잃어갔다. 6월초 1차 비대위도 해체됐다. 이후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자격 제한 규정에서 자신을 노골적으로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주장은 무리수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결국 '나는 장식품이었냐'며 명심(明心)을 추궁하는 모습까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20대 대학생끼리의 '조별과제'나, 30대 전후 사회초년생들끼리 팀 프로젝트를 맡겨도 이런 독불장군들이 통용될 수 있을까. 거대양당에선 공히 '컨센서스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지, 보통 상대당 내부 비판이 집중되는 인사를 응원해주기 일쑤였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목소리가 작다. 더 이상 '정치적 촉법소년들은 두고 싶지 않다'는 양당의 피로감 연대로 해석한다면 무리일까.

 

일례로 지난 4일 MBN 방송에서 친명계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과반 이상 70여분 정도 의견이 '(이 대표를) 어쩔 수 없이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충치가 생겼는데 지금 당장 뽑는 게 아프다고 진통제를 먹으면서 뒀다가는 임플란트도 못할 정도로 잇몸이 다 망가지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상대당을 향한 소위 '이간질'일 수도 있으나, 비유가 이상하리만치 생생했다. 함께 출연한 친윤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6일 이 대표 탄핵 결의안을 논의 대상에 올렸던 의원총회 당시 상황을 거론, "내부적으로 개별로 다 확인했을 때 80%(대선 당시 109명 중 약 87명)가 동의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한편으론 '청년 얼굴마담' 정도를 기대하고 '오냐오냐' '기회주의'로 일관하던 양당이 호되게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보통 각오로는 상황 수습이 어려울 것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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