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가 말한 정밀 지도는 5만분의 1 지도처럼 실제 지형을 축소하는 게 아닌,
실제 지형보다 더 확대되는 지도를 말한다.
그런 초정밀 지도라면, 예를 들어 어떤 도시에 대한 지도라면,
그 도시보다 훨씬 크기가 큰 지도가 나오게 되는 것 아닌가.
물론 지도 이야기가 지도 이야기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현상)을 정밀하게 분석하면,
이를테면 현미경으로 미생물 관찰하는 그런 문제 같은 데서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는데,
그 대상의 실제보다 훨씬 큰 분석 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 물질과 복잡한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끝이 없이 불어날 것이다.
역사 또한 마찬가지다.
일정 기간 동안 벌어진 사건에 대해 제대로 연구한 역사 연구 자료라면,
그 역사 사실-사건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지 모른다.
게다가 수 많은 사람이 참여한 어떤 사건에서,
각자의 기준과 시선에서 바라 본 그 사건에 대한 경험을 100% 복구한다면,
그 사건의 역사 자료는 실제 시간 x 인원수 만큼 배가 될 것이다.
물론 사람에 한해서만도 그렇다.
그리고,
미시적 세계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 연구 자료는 어떤가?
각각의 구성 요소의 내부적 구성과 특성을 다 수집하고
분석 연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어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자료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모든 내부 구성과 특성을 다 설명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특정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설명-기술하기 위한 자료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끝도 없이 많은 자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물(현상)에 대한 초정밀 연구에서,
인간의 현 기술력은 한계가 뚜렷하고,
연구 분석한 자료를 사람이 익히고 파악하는 것만 해도 매우 길고 힘든 방대한 작업일 것이다.
...... [2022-07-16, (20:00)] IIS 지식정보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