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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민 뜻 못 거슬러"…'5세 입학' 尹지시서 한발 후퇴

 

 

중앙일보

입력 2022.08.02 17:18

 

업데이트 2022.08.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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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인 기자 

김은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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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1살 낮추는 학제개편안 논란과 관련해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일 기자단 브리핑을 자처해 “아무리 좋은 개혁과 정책의 내용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안 수석은 지난달 29일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학제개편안에 대해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 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하니 교육부가 공론화를 추진하고 국회에서 초당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달라. 국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도 공개했다.

 

 

 

 

 

지난 1일 박순애 교욱부총리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 당정협의회를 찾아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수를 나누는 모습. 학제개편안 논란과 관련해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박 부총리의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박순애 교욱부총리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 당정협의회를 찾아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수를 나누는 모습. 학제개편안 논란과 관련해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박 부총리의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뉴스1

 

 

 

업무보고 당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학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교육단체뿐 아니라 맘카페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발 물러선 태도를 취한 것이다. 안 수석은 “취학 연령 하향은 유보 통합(유치원과 보육기관 통합)과 방과 후 돌봄 등 여러 개혁과제의 실타래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대안이지만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라며 “교육 개혁은 국회의 입법 사안으로 대통령과 내각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여야 간 협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인 상황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박 부총리에게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충실히 반영하라”고 밝힌 데 이어 대통령실 참모까지 함께 여론 진화에 나선 것이다. 안 수석은 이날 “국민이 교육 개혁에 관심을 갖고 대승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호소하듯 말했다.

 

 

 

 

 

 

 

안상훈 사회수석이 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한 등 현안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안 수석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공론화 추진을 지시했다며 한발 물러난 듯한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안상훈 사회수석이 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한 등 현안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안 수석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공론화 추진을 지시했다며 한발 물러난 듯한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흘전 尹 "신속강구" 논란일자 "공론화 추진"

 

하지만 이날 안 수석이 전한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사흘 전 교육부 업무보고 뒤 대통령실이 밝힌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과는 결이 다르다. 당시 업무보고에 배석했던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지시내용 중 다섯 번째 사항으로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는 내용을 브리핑했다. ‘신속 강구’가 사흘 만에 ‘공론화 추진’으로 ‘톤 다운’이 된 것이다.

 

박 부총리 역시 당시 언론 브리핑에서 “애초에는 2년을 앞당기는 걸 생각했다”라거나 “2023년이나 2024년부터 앞당기면 좋겠지만, 교사와 공간 문제로 2025년부터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확정된듯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안 수석의 브리핑 뒤 “왜 박 부총리와 안 수석이 함께 업무보고에 배석했는데 지시사항의 온도 차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람들은 늘 그렇다. 지금 내 얘기도 다 다르게 이해하실 수 있다”고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이 무슨 부침개냐”“맘카페를 보라, 완전히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박 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교육위는 간사 선임 안건을 다뤄 출석 의무가 없는 박 부총리는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조경태 의원도 1일 언론 인터뷰에서“교육부 장관의 자질이나 능력이 상당히 의문스럽다”며 용퇴를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 부총리에게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신속 방안 강구'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제공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 부총리에게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신속 방안 강구'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제공

 

 

 

 

연금개혁 "세대간 부담 공정하게" 

 

안 수석은 학제개편안과 함께 “연금 구조개혁을 서둘러 나서야 할 시점”이라며 연금 개혁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세대 간의 공정하게 부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모수개혁과 관련해선 조만간 복지부가 중심을 잡고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수석은 지난 대선 기간 4당의 대선후보가 TV토론에서 연금개혁의 합의한 점을 거론하며 “구조적 연금개혁을 향한 초당적인 첫걸음을 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구조개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보험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은 모수개혁, 각종 연금의 다층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구조개혁이다.

 

안 수석은 지역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 방안에 대해선 “정부가 특정 안을 먼저 내놓고 밀어붙인 경우에는 백전백패했다”며 “오히려 정부가 촉진자 역할을 하면서 공론화의 장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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