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현철) [기획] 펠로시發 고래싸움에 등 터진 세계경제 ...[2022-08-03]

by viemysogno posted Aug 03,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디지털타임스

[기획] 펠로시發 고래싸움에 등 터진 세계경제

 

 

 

입력2022.08.03. 오후 6:55  수정2022.08.03. 오후 7:49 기사원문

 

강현철 기자

 

 

 

 

 

中반대에도 대만방문 긴장 고조

 

양국 '치킨게임'땐 엄청난 파장

 

中, 군사행동이어 경제제재 착수

 

펠로시 "美, 대만 포기 않을 것"

 

韓국적기 100여편 운항 차질도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에 미국내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라는 핵폭탄이 터졌다.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홍콩 명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럽에서의 서방과 사회주의 국가간 갈등이 동아시아로 옮겨 오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러시아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높다는 점을 들어 미·중간 '치킨게임'이 향후 세계질서와 대한민국에 엄청난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외교장관)은 3일 발표한 담화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 표현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각각 작년 7월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과 작년 11월 및 지난달의 미·중 정상 온라인 소통때 썼던 표현이다. 왕 부장은 "일부 미국 정객은 중·미 관계의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했고, 미국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최대 파괴자'가 됐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 중국의 평화적 굴기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완전히 헛된 일이며,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앞서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2일 한 밤중에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초치, "(행위의) 성질이 극도로 악랄하고 후과는 극히 엄중하다"며 "중국 측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2일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에 돌입하는 한편으로 대만에 대한 경제제재에 착수했다. 중국은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 화력을 조직해 시험 사격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을 예고했다. 관영 통신 신화사는 중국군이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해당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며 "안전을 위해 이 기간 관련 선박과 항공기는 상술한 해역과 공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대만포위' 군사훈련에 천연가스 공급업체들이 동아시아로 향하는 일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항로를 변경하거나 운항 속도를 줄이는 등 세계 물류에 벌써 일부 차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중국이 지정한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하는 국적 항공기 100여편의 운행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와 함께 대만에 대한 경제보복에 나섰다.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이날 대만의 '대만민주기금회'와 '국제협력발전기금회'를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 관련 기구'로 규정하고 이들 기금회와 중국의 조직·기업·개인 간 협력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산더에너지, 링왕테크놀로지, 톈량의료, 톈옌위성테크놀로지 등 두 기금에 기부한 대만 기업들과의 교역·협력을 금지하고, 해당 대만 기업 책임자는 중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을 금지했고,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의 수입을 중단시켰다.

 

2일 밤 대만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도착 직후 성명에서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4~5시께 한국을 향해 출국했다. 미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시간) "이번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면서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도 100%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방문이 위기나 무력 충돌을 야기하는 자극적인 이벤트가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 지도자들은 큰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세계의 관심은 이번 갈등이 실제 군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다. 명보는 "상황이 악화하면 '쿠바 미사일 위기'의 21세기 버전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냉전 시기인 1962년 구소련이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 핵미사일 배치를 시도하면서 미국과 구소련이 대립한 사건으로, 인류사에서 핵전쟁에 가장 근접했던 때로 평가된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위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전했다. 1995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빌 클린턴 정부는 9개월간 대치한 끝에 중국 정부가 물러서도록 한 적이 있다.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만해협에서 미·중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한반도 인근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중간 갈등 고조는 대한민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달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하향 조정한 3.2%보다 더 떨어지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은 반도체 핵심 장비 등의 대중 수출 제한에 나서고 있어 중국에 공장을 가진 삼성이나 SK하이닉스로선 낭패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경제적 갈등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폭시키는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급발 물가상승 압력 완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현철(hckang@dt.co.kr)

기자 프로필

구독

 

디지털타임스 강현철 기자

구독자 30 

응원수 21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