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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방탄’ 부결에…친명 “중앙위 쿠데타” 비명 “재상정은 꼼수”
주희연 기자
입력 2022.08.25 09:29
지지자들 응원 메시지 보고 웃는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이 24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지지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선물을 확인하며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중앙위에서 부결된 ‘이재명 방탄’ 논란 당헌 개정안을 재투표하기로 한 것을 두고 친명·비명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비명계는 “절차를 무시한 꼼수”라고 했고, 친명 인사들은 “중앙위 부결은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비명계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25일 라디오에서 “지금 ‘당헌 80조’에 대해서도 아직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데, 이걸 아무 문제가 없다며 (중앙위에) 다시 올린다는 것”이라며 “이건 관심법”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부결된 안건 중 논란이 됐던 ‘권리당원 전원 투표’ 내용만 삭제한 뒤 ‘당헌 80조’ 개정안은 그대로 다시 중앙위에 부치기로 했는데, 당헌 80조 역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되, 예외 사유를 판단하는 주체를 당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원회로 변경하는 것으로, 이 의원이 기소돼도 당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조 의원은 당 지도부가 중앙위를 이틀 만에 다시 소집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중앙위를 개최하려면 소집 5일 전에 공고를 해야하고, 다만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며 “그런데 (비대위는) 당무위를 열기도 전에 금요일(26일) 중앙위를 열어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중앙위 긴급 소집은 당무위가 의결할 일인데, 그런 권한이 없는 비대위에서 전날 미리 결정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도대체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뭐냐”며 “80조 같은 경우에는 당 대표가 새로 들어오고 난 다음에 숙의를 거쳐 좀 찬찬히 정하면 될 거 아니냐”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지도부가 오는 26일 소집한 중앙위도 온라인이 아닌 토론이 가능한 오프라인 방식으로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친명계 의원들은 ‘중앙위 부결 사태’에 반발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25일 라디오에서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중앙위원이 주로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기초단체장 이렇게 구성되니 당심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장경태 의원은 “비대위에서 해결했어야 할 과제가 차기 지도부로 넘어왔다”고 했다. 한 친명 인사는 “이미 여러 논의를 거쳐온 안건을 중앙위에서 부결시킨 적이 없었다”며 “명백한 쿠데타”라고 했다. 친명 의원들은 무산된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도 차기 지도부에서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의원은 전날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의원제 선출 방식을 바꾸고 권리당원보다 몇십 배를 주는 (투표) 비중을 조정했으면 한다”고 했다. 개딸 논란에 대해서도 “극렬 팬덤 어쩌고 그러는데 우린 그런 수준 낮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주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