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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영국·프랑스 갈등 심화에 "푸틴이 가장 기뻐할 일" 우려

 

 

김태훈 - 어제 오후 1:00

 

 

 

 

 

 

영국의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정치인의 입에서 나온 프랑스 비난 발언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양국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이며 경고장을 날렸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자 퇴임을 앞둔 보리슨 존슨 총리가 직접 나서 진화를 시도했다.

 

 

 

 

알제리 수도 알제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사관에서 알제리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알제=AFP연합뉴스

알제리 수도 알제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사관에서 알제리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알제=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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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알제리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에서 전해진 소식에 기자들이 논평을 요구하자 꽤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인생에서 방향을 잃고 너무 좌충우돌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영국의 현직 외교장관이자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리즈 트러스가 어느 토론회에서 ‘프랑스는 영국의 친구인가, 적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총리가 된다면 (마크롱의) 말 대신 행동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한 것을 ‘좌충우돌하는 행동’으로 깎아내린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약 프랑스와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가 친구인지 적인지 말할 수 없다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를 ‘친구’라고 부르길 거부하는 트러스가 영국 정부를 이끌게 된다면 양국 간에 중대한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러스와 총리직을 놓고 겨루는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수낵은 같은 질문에 서슴없이 “친구”라고 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점을 거론하며 “만약 누군가 내게 ‘영국의 차기 지도자는 프랑스의 친구냐, 적이냐’고 물었다면 나도 수낵처럼 ‘친구’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파문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듯 “지도자가 누구이든 영국은 프랑스의 친구”라고 강조했다. “정치인은 누구나 대중의 인기를 의식해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말로 트러스의 발언을 ‘실언’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영국의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리즈 트러스 현 외교장관. 사진은 지난 23일 잉글랜드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주최 토론회에서 정견을 발표하는 모습. 버밍엄=AP연합뉴스

영국의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리즈 트러스 현 외교장관. 사진은 지난 23일 잉글랜드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주최 토론회에서 정견을 발표하는 모습. 버밍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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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국, 그리고 프랑스 국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BBC에 따르면 현 보수당 내각의 한 장관은 “트러스의 언급이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를 완전히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알레스테어 버트 전 외교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러스가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좀 더 외교적인 화술을 썼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나탈리 루아조 전 유럽담당 장관은 “이런 말을 듣고 좋아할 사람은 전 세계에 푸틴 한 명뿐”이라고 성토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상황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똘똘 뭉친 서방의 분열을 원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이롭게 할 뿐이란 얘기다.

 

 

 

 

오는 9월5일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은 지난 5월 반려견과 함께 런던 시내를 산책하는 모습. 런던=AP연합뉴스

오는 9월5일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은 지난 5월 반려견과 함께 런던 시내를 산책하는 모습. 런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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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오는 9월5일 퇴임할 예정인 존슨 총리가 직접 나섰다. 그는 트러스를 강력히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엔 트러스와 입장을 달리했다. 트러스의 발언,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의 반응에 관한 논평을 요구받은 존슨 총리는 “나는 마크롱 대통령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프랑스어로 “(마크롱은) 우리나라의 아주 좋은 친구”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BBC의 정치 분석가 데이비드 월리스 록허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단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영국·프랑스가 서로 등을 돌리는 모습은 푸틴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가 가장 바라는 게 바로 서방의 분열인데 영국·프랑스가 앞장서 푸틴의 바람을 실현시켜줘선 곤란하다는 의미다. 록허트는 트러스를 겨냥해 “현직 외교장관으로서 국제문제에 관한 그의 발언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분간 영국 국내에서는 물론 해협 너머 프랑스에서도 트러스의 입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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