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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 눈독 들이는 車 기업… “美 인플레법에 중요도 커져”

 

 

고성민 기자

입력 2022.08.29 15:32

 

 

 

 

자동차 기업들이 직접 광물을 채굴하거나 광산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수직 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제정해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캐나다 정부와 각각 전기차 배터리용 광물 공급 협약(MOU)을 체결했다.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고, 원자재 추출에서 재활용까지 전체 과정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나아가 캐나다 광산 지분 인수까지 검토 중이다. 토마스 슈몰 폭스바겐 기술 담당 이사는 MOU를 앞두고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캐나다 광산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거나 광산을 운영하는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리벤트의 리튬 광산. /리벤트 홈페이지

아르헨티나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리벤트의 리튬 광산. /리벤트 홈페이지

 

 

 

광산에 눈독을 들이는 자동차 기업은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스텔란티스는 독일 라인강 상류 계곡 지역 지열 자원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벌칸에너지의 지분 8%를 지난 6월 5000만유로(약 670억원)에 사들였다. 스텔란티스는 벌칸에너지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작년 11월 벌칸에너지와 체결한 5년짜리 리튬 공급 계약을 10년으로 늘렸다. 광산회사와 구매계약 체결이나 프로젝트 공동 추진에서 나아가 지분 투자까지 나선 사례다.

 

전기차 전문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 빠르다. 테슬라는 2020년에 미국 네바다주에서 리튬 채굴권을 확보했다. 이후 실제 채굴에는 나서지 않았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리튬은 지구상 거의 모든 지역에 있기 때문에 리튬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추출하고 정제하는 속도가 느리다”면서 “테슬라가 직접 대규모로 채굴 정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중국 BYD(비야디)도 중국 내 리튬 광산에 직접 투자하는 한편, 아프리카 리튬 광산 6곳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광산에는 2700만대의 전기차를 제조할 수 있을 만한 양의 리튬이 있다.

 

자동차 기업들이 광산을 물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자재 가격 인상이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데,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며 이들 원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아울러 최근 제정된 미국 IRA는 배터리 원료가 되는 광물의 40%가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규정해 캐나다 등 북미에서 광물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2027년엔 이 비중이 80%까지 커진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IRA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부랴부랴 광산 지분까지 나서고 있다”면서 “북미에서 조립·판매하는 데 드는 물류비를 고려하면, 핵심 광물을 보유한 국가 중에서도 캐나다가 가장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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