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방어 군비행장 활주로 300m 확장…“북 최강 전투기 집결”
중앙일보
입력 2022.09.02 10:53
업데이트 2022.09.02 13:32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김상진 기자
구독
북한 평양을 방어하는 군사비행장에서 활주로 확장 등 기지 현대화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달 23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토대로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45㎞ 정도 떨어진 순천 군사비행장에서 활주로 공사가 마무리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지난달 23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토대로 평양 인근 순천 군사비행장 활주로가 2500m에서 2800m로 확장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게재했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38노스는 북한이 기존 2500m 길이의 활주로를 300m 더 늘여 2800m로 확장했고, 활주로와 연계된 다른 시설물 공사도 진행 중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평양 순안공항 등 민간공항을 제외하면 황수원·장진 군사비행장과 함께 북한에서 활주로가 가장 긴 공군기지 중 한 곳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위성 사진을 분석한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1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활주로가 길어진다는 것은 비행장이 더 큰 비행기를 수용할 수 있거나 조종사들에게 착륙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활주로 확장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북한 공군기지인 순천 군사비행장은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약 45㎞ 떨어져 있다. 평양 방어를 위해 최신 전투기들이 집결된 곳이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앞서 지난해엔 더 많은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도록 순천 비행장의 계류장을 확장하는 공사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평양 방어를 위한 순천 비행장을 전략적 목적에서 현대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순천 비행장에는 북한 공군의 최신 전투기인 MiG-29, Su-25 등이 집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기종들은 공군의 F-35A, F-15K 등과 비교하면 한참 열세이지만, “현대전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iG-29는 F-16에 대응하는 기종이고, Su-25는 A-10 공격기처럼 대전차 파괴 등 지상 공격에 특화돼 있다. 옛 소련과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한 기종들이기도 하다.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공군 기지를 방문해 Mig-29를 배경으로 전투기 조종사들과 찍은 기념 사진. 연합뉴스
일각에선 순천 비행장의 현대화가 완료되면 이들 전투기보다 더 큰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선 현역 최강 전투기를 한데 모아 놓은 것”이라며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대응하는 등 평양 방어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미사일 쏘던 비행장, 채소농장으로 바꾼 北…일각선 "위장전술"
미사일 쏘던 비행장, 채소농장으로 바꾼 北…일각선 "위장전술"
김정은 참수작전 대피용? 집무실 주변 수상한 공사 포착
김정은 참수작전 대피용? 집무실 주변 수상한 공사 포착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