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SK하이닉스, 청주에 15兆 반도체 공장
슈퍼사이클 대비 공격적 투자
박정호 "미래성장 첫걸음될 것"
박한나 기자 입력: 2022-09-06 15:11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5년 간 총 15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를 건설한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황 악화에도 연 평균 3조원에 이르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에는 앞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선제 대응해 영업이익률 52%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2018년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SK하이닉스는 6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미 확보된 부지에 M15의 확장 팹인 M15X를 예정보다 앞당겨 착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5년에 걸쳐 M15X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총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는 다음달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M15X는 복층 구조로 기존 청주 M11, 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이번 투자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확장과 일자리 창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 등을 고려해 비용 부담이 더 큰 M17 대신 기존 M15 라인을 확장하는 개념으로 미래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인근에 M17 신규 공장을 추진하려 했으나,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문화재 시굴 조사 일정 등을 고려해 지난 6월 29일 이사회에서 투자를 보류한 바 있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2015년에 최 회장이 직접 선포한 '미래비전'을 중심으로 10년간 투자를 지속해왔다. 당시 2014년부터 총 46조원을 투자해 이천 M14 포함 총 3개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으며, 2015년 이천 M14에 이어 2018년 청주 M15, 2021년 이천 M16을 차례로 준공하며 약속을 지켰다.
이 같은 선제 투자 덕에 SK하이닉스는 2018년 3분기 6조원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57%라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2018년 한해에만 20조원의 영업이익과 5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SK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한 바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며, M15X 착공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변동 주기가 점차 짧아지는 추세이고, 전문가들도 2024년부터는 업황이 서서히 회복돼 2025년엔 반등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3.6%에 그치고 2024년에는 2.2% 역성장까지 나타내며 부진하지만 2025년에는 8.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다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생산시설 단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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