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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에 견디는 가벼운 신소재 만들었다

 

김만기 2021.06.02. 09:25

© 제공: 파이낸셜뉴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내방사선 복합소재의 늘어나는 정도와 압력-온도 복합센서로 말랑한 물체를 집어 압력 차이를 감지하고 있다.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고강도의 방사능을 차단하고 견뎌내는 복합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로 압력과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어 24시간 동안 방사선에 노출돼도 정상 작동됐다. 연구진은 이 소재가 원전 내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센서와 무거운 납을 대체해 보호복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맥신과 그래핀, 고분자수지를 이용해 방사선을 차단하는 복합소재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압력-온도 복합센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은 개발한 소재와 센서를 전북 정읍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성능 실험했다. 코발트-60을 이용해 감마선 20kGy를 24시간동안 쪼였다. 사람이 맞으면 치명적 수준의 방사능 강도에도 불구하고 소재에 변화나 이상이 없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국내 및 미국 특허 등록이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소재와 센서 업체 등에 바로 기술이전이 가능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으며, 2년 내로 관련 제품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유연한 필름 형태다. 무게가 가볍고 넓은 면적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덕분에 의복 형태로 만들어 원전이나 병원의 방사선 노출 구역 등에서 사용하는 무거운 납 보호복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제공: 파이낸셜뉴스

ETRI 최춘기(오른쪽) 책임연구원과 슈브라몬달 UST 학생연구원이 개발한 복합소재와 이를 기반으로 만든 내방사선 압력-온도 복합센서를 장갑에 적용해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무게에 따라 드는 힘의 차이, 딱딱한 정도에 따라 움켜쥐는 압력 차이, 액체의 온도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센서 민감도가 높다는 것도 확인했다. 덕분에 의수는 물론, 사람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방사선 노출이 심한 극한 환경에 투입돼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소재는 방사선 차단뿐 아니라 고주파수 전자기파 차폐 효과도 뛰어나 5G 통신용 전자장치나 자율주행자동차의 레이더 시스템, 항공우주산업 분야 등에서도 쓰임새가 높다. 가전제품이나 의료 및 국방 등 산업용 전자기기, 극한 환경에 사용되는 전자부품이나 센서, 스마트 전자기기에도 활용도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ETRI 나노전자원소자연구실 최춘기 박사는 "이 기술의 뛰어난 차단 성능을 활용해 방사선이나 전자파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작업이나 전자장치 작동을 쉽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라듐, 우라늄, 토륨, 폴로늄 등 원소들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이때 원소들을 다루는 과정에서 방사선이 나온다. 방사선은 투과력이 매우 높아 전자장치의 고장을 야기하거나 오작동을 일으키고 인체에 노출되면 생체조직에 해를 끼치는 피폭이 일어나게 된다.

 

기존 원전 장비는 주로 반도체 소재로 센서를 만든 뒤, 방사선이 뚫지 못하는 납으로 차단해 보호한다. 관련 시설에 출입하는 인원이 입는 보호복도 대부분 납으로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설비 무게와 부피가 커지고 보호복 역시 너무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6-02,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