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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이준석, 품다가 깨질라…尹 정치입문 때 `의원들 나가면 불이익` 압박에 멀어져"

 

 

 

비대위회의서 "李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징계, 무차별 가처분 소송 제기" 비판

언론에도도 "원수지고싶지 않지만…李 처음부터 尹 마음에 안 들었을수도"

"대선 직전 승리 호언장담 안 됐다" "尹대통령이 '이 XX'? 근거없이 결례" 핏대

 

 

 

한기호 기자 입력: 2022-09-14 13:08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를 출항시킨 14일 "이준석 전 당대표가 우리와 크게 결별을 하고 원수처럼 지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이 전 대표를 향한 '약점 공략'을 거듭하고 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주재한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성상납 의혹·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된 지 2개월이 넘었다.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법원에 직무정지 된지 꼭 19일째"라며 "우리당 전 대표가 무차별 제기하는 가처분 소송이 언제 끝날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머니투데이·뉴스1·뉴시스 3개 매체 공동인터뷰에서도 "이 전 대표를 '품을'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런('윤석열 대통령이 이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는) 얘기를 누가 했더니 (이 전 대표가) '내가 달걀이냐, 품게?'라고 했잖나. 품다가 또 깨질까봐"라고 답한 뒤 웃었다. '품을 수가 없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CBS 라디오에서 "'품는다' 이런 표현을 쓰면 제가 거의 돌아버린다"며 "무슨 제가 달걀인가. 왜 품나. 국정 동반자로 손을 잡는다거나 인정한다는 표현이 있을 수도 있는데 품는다는 관계 설정이라고 하는 건 제가 당대표까지 지낸 사람인데 굉장히 모멸적"이라고 윤 대통령과 자신에 대한 상하관계 해석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정진석 "이준석, 품다가 깨질라…尹 정치입문 때 `의원들 나가면 불이익` 압박에 멀어져"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비대위 출범 계기로 마련한 '다함께 새롭게 앞으로' 새 백드롭 글씨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 비대위원장은 "사실 나는 이 전 대표와 개인적으로 친했다. 당대표 확정됐을 때 끌어안아주기도 하고 이 전 대표가 (지역구인) 공주까지 내려와서 내 선거 개소식 참석도 해주고 10년 이상 나랑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했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되기 전에 처음으로 정계 입문을 선언한 첫 이벤트 때"가 갈등의 단초가 됐다고 반추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나는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데뷔하는 첫 이벤트, 기자회견을 혼자 하게 하는 건 너무 아닌 것 같아서, 일일이 30명 정도 의원들에게 연락해 '오겠다'는 답을 받았었다"며 "그때 이 전 대표가 당대표가 된 직후였는데 내게 전화가 와서 '그러지 마라. 괜히 위화감을 조성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더라"라고 폭로했다.

 

그는 "내가 '내 정치활동 영역에 속하는 문제인데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다음날 서범수 비서실장을 동행하고 의원실을 찾아와서 '의원들 동원을 말라'고 만류하더라. 그때 이 전 대표가 '거기 나간 의원들 불이익받습니다'라고 하길래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맙시다'하고 돌려보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 속마음에 처음부터 윤석열이란 인물이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경선을 통해 (후보로) 탄생한 뒤 다 힘을 합해 선거승리란 과업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 출마 2달여 전 한 유튜브 방송에서 '안철수 서울시장-윤석열 대통령 당선' 시나리오에 관해 "지구를 떠나야지"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출연자가 '이준석 국회의원'까지 시나리오에 덧붙이자 그는 "난 당대표를 먹을거야"라며, "나는 대통령 만들 사람 있다니까"라면서 유승민 전 의원을 거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대표 경선 때부터 대선 경선 운영에 관한 편파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윤 대통령 입당 전 당내 지원 차단, '서병수 경선준비위' 운영, 원희룡 당시 경선 후보가 윤 대통령을 겨눈 발언이라고 주장한 '저거 곧 정리됩니다' 통화 녹취 공방까지 갈등이 연속됐다.

 

 

 

 

정진석 "이준석, 품다가 깨질라…尹 정치입문 때 `의원들 나가면 불이익` 압박에 멀어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3·9 대선 본선 국면까지 이 전 대표는 '김종인 원톱' 요구와 '윤핵관' 프레임 갈등이 맞물린 2차례 선거대책위 이탈,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반대, 선거일 직전 압승 장담 발언 등으로 갈등 중심에 있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소위 젠더(gender·성) 갈라치기, 압승 호언장담, 이런 건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가까운 사람이 투표를 안 했다고 해서 '왜 안 했냐'고 물었더니 '이준석이 전날도 10% 이상 이긴다고 해서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런 사람들이 은근히 많았다. 호남에서 30%(를 득표하며) 이길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그런 것은 맞지 않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선거의 ABC다. 절대 호언장담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결국 이 전 대표에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제는 그만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전 대표가 꼭 노원구에서 (국회의원) 당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 전 대표가 지난달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자신에 대해 욕설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무엇을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 거냐"고 톤을 높였다.

 

정 비대위원장은 "도대체 대통령이 사석에서 그런 언사를 했다는 걸 내가 들어본 적이 없다. 솔직히 (윤 대통령과) 가깝기로 하면 내가 더 가깝지 않겠냐. 대통령이 함부로 언사를 남발하시는 분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한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굉장히 대단한 결례"라며 "그건 아주 고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 바깥으로 대통령이 '이XX, 저XX'라고 했다고 의도적으로 얘기를 하지 않나. 그럼으로써 마치 대통령이 진짜 그런 언사를 한 것으로 사람들이 오해를 하게 된다"며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함부로 그렇게 얘기를 하면 안 된다.

 

한편 정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직접 연락 여부에 "선거 땐 전화도 드리고 문자도 받고 했는데 취임 이후엔 (먼저) 전화드리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스태프들과 먼저 상의하는 게 필요하다. 누군가가 소통창구를 독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집권 초기에도 저조한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에 대해선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 초반에 낮았다가 올라가는 게 좋다"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전혀 걱정 안 한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내가 정무수석을 맡았을 때 대통령지지도가 가장 높았다. 나는 그런 관리를 해봤던 사람"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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