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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갔다가 질식사… '황화수소'가 뭐길래 [뉴스+]

 장한서 2021.06.30. 16:00

AZ, 50세 이상 접종…50세 미만 2차 접종 화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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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부산 사하구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누출돼 2명이 사망했다. 경찰과 소방은 이들이 1층 화장실에서 유출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를 마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제공: 세계일보 지난 26일 부산 사하구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누출돼 2명이 사망했다. 경찰과 소방은 이들이 1층 화장실에서 유출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를 마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11시4분, 부산의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노동자 두 명이 갑자기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두 사람은 끝내 숨을 거뒀다. 원인은 유독가스 흡입.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은 이들이 ‘황화수소’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황화수소로 인한 질식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7월에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한 여고생이 황화수소 흡입으로 숨진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의 한 자동차부품공장에서 정화조 청소를 하던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년 동안 195건(316명)의 질식사고로 노동자 168명이 숨졌다. 질식사고를 당한 노동자 2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대부분 호흡마비 등으로 의식을 잃은 뒤 사망에 이른다.

 

 

이처럼 화장실을 잠시 사용하기 위해 방문한 찰나에도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것이 황화수소다. 전문가들은 황화수소 사고를 막기 위해 “악취가 풍기는 장소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황화수소(H2S)는 수소(H) 2원자와 황(S) 1원자가 결합해 생기는 매우 유독한 기체다. 보통 유기물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유기물 속에는 황이 들어가 있는 아미노산이 있는데,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부패할 때 그 부산물로 황화수소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황화수소가 주로 발생하는 장소는 오·폐수가 있고 밀폐된 곳이다. 하수구·정화조·물탱크 등이 대표적이다. 정화조가 있는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의 이용하던 부산 여고생의 경우 공중화장실 건물 아래 오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한 황화수소가 화장실 세면대 배수구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황화수소는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는 따뜻한 봄과 여름철에 자주 발생한다. 실제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0년간 발생한 질식사고 195건 중 봄에 일어난 것이 61건, 여름이 49건이었다.

 

지난 28일 부산 사하구 한 조선소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2명이 숨진 것과 관련 경찰, 환경관리공단 등 유관기관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지난 28일 부산 사하구 한 조선소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2명이 숨진 것과 관련 경찰, 환경관리공단 등 유관기관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체에 치명적인 황화수소를 인지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특징은 ‘악취’다. 황화수소는 색깔이 없는 무색의 기체인 만큼, 냄새를 통해 인식해야 한다. 황화수소는 달걀 썩은 냄새가 날 정도로 악취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교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황화수소 농도가 높으면 조금만 흡입해도 사망에 이른다”며 “황화수소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하고 진한 악취를 풍기는데, 악취가 나는 공간에서는 참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취는 기분만 나쁘게 하는 냄새가 아니고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명예교수는 “황화수소로 인한 질식사고는 작업장의 경우 전에 유독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밀폐된 공간을 환기하면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사고인 만큼, 부주의로 인한 인재다”며 “악취가 나는 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기본 원칙이다”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작업장의 경우) 작업 전에 농도를 측정하고, 환기를 지속해서 하고, 작업 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는 3대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공중화장실의 경우 지자체 등 관리 주체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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