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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러 막던 '머드 장군' 변심…이젠 우크라 탈환작전 발목 잡는다

 

 

 

입력 2022.10.08 05:00

 

업데이트 2022.10.0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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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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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전인 지난 2월 초 울퉁불퉁한 진흙길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전인 지난 2월 초 울퉁불퉁한 진흙길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머드(진흙)를 이겨내라." 

 

최근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는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를 도왔던 '진흙'이 이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달 초부터 러시아 점령지 탈환 작전을 본격화한 가운데, 다음 달까지 이어지는 가을 장맛비로 남·동부 전선 일대가 거대한 '뻘밭'으로 변하는 상황을 우려해서다.

 

스티븐스가 경계 대상으로 꼽은 건 이른바 '라스푸티차'. 가을철 집중호우로 땅이 진흙탕으로 변해 탱크·전차 부대의 통행이 어려워지는 시기다. 현재 전투가 한창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토양은 거대한 비옥토다. 봄철 해빙기와 10월 초·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가을 장마 때만 되면 이곳은 거대한 늪지대로 변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말, 겨우내 얼었다가 녹은 땅 위로 진격하려는 러시아 전투 탱크가 끈적끈적한 진흙에 꼼짝 못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일대의 가을철 진흙은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발목을 잡아 소련의 승리로 이끈 '1등 공신'으로 악명 높다.

 

스티븐스는 "전쟁 초기엔 라스푸티차가 우크라이나 편에 섰으나, 일반적으로 진흙은 공격보다 방어하는 측에 유리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반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수가 바뀌면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상황이란 의미다.

 

 

 

 

 

 

지난 2월 루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진흙길을 건너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루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진흙길을 건너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가을철 흙탕물 땅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최전방 전투 상황을 위험천만하게 몰아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초 동부 요충지 리만을 탈환한 데 이어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동·남부 4곳 모두에서 방어선을 뚫고 진격하고 있다. 그런데 '가을 머드'가 우크라이나군 진격에 제동을 걸 복병으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미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이미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탱크와 중장비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북부 하르키우 쪽 도로 상태는 대체로 양호하나, 곳곳에 거대한 진창이 형성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남부 전선 쪽은 지난 3년간 지반이 한 번도 얼지 않아 이곳에 가을 장맛비가 쏟아지면 대규모 늪지대로 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FT는 "이 상황에선 양측 모두 기동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특히 최전방에 보급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미 자리 잡은) 점령군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본격 장마가 시작되기 전 점령지 탈환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호르 로마넨코 전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부참모장은 FT에 "날씨 변화가 우크라 남·동부 지역에서 군사 행동을 제한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점령지 해방을 위해 신속하게 전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 관리들도 남부 영토 탈환 작전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몇 주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 국방부 관리는 겨울이 되기 전에 남부 헤르손 등 요충지 수복을 두고 주요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장군(冬將軍)'과 싸워야하는 겨울 전쟁이 시작되면 양측 모두 중장비 기동력 저하와 식량·연료 등 보급품 호송 지연 등의 이유로 '버티기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겨울이 전쟁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미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에 대한 에너지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기다렸다가 우크라이나 전력 인프라를 향해 포격을 퍼부을 것"이라며 "전방에 있는 군인들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크라이나 측은 날씨와 지형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방 동맹에 최신식 무기 지원을 재차 요청했다. 로마넨코 전 부참모장은 "우방국이 우리를 현대식 무기로 도와준다면 전황은 더 빨라지고, 우리는 날씨 탓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리는 FT에 "러시아군이 남부 전선의 진지를 강화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신속한 진격을 위해서 압도적인 병력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겨울 전쟁을 앞두고 조급해진 러시아군이 보급품 호송 관련 인프라에 차질을 빚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에 유리한 상황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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