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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권력 재편’ 中 당대회 D-3…‘3연임’ 시진핑 띄우기 절정
입력 2022.10.13 (15:01)수정 2022.10.13 (15:45)특파원 리포트
조성원 기자
5년마다 중국의 권력 지도를 다시 쓰는 당 대회가 오는 16일 개막합니다. 공식 명칭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입니다. 중국은 실질적으로 공산당 일당 국가이고, 공산당이 당·정·군을 비롯한 국가 전반의 중요 정책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중국의 당 대회는 마치 한국의 대통령 선거나 영국의 총선처럼 권력 엘리트를 재편하는 정치 이벤트입니다.
당 대회를 최종 점검하는 성격의 제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가 어제(12일) 열렸다.(사진: CCTV 캡처)
■ '권력 재편' 중국 당 대회…10년 집권 관례 깨질 듯
당 대회는 한주 가량 이어집니다. 폐막일에는 2,296명 대의원이 인민대회당에서 중앙위원을 선출합니다. 이어 다음 날 신임 중앙위원들이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에서 지도부를 뽑습니다. 권력의 정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현재 7명입니다. 숫자가 변할 수도 있지만 일단 7명을 유지하리란 관측이 많습니다. 이들 상무위원이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국무원 총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수석) 부총리 등의 주요 지위를 나눠 갖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당 대회에서는 최고지도자가 5년 임기를 연임하는 10년 집권의 관례가 깨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어제(12일) 열린 제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 공보문은 시진핑 주석의 당 핵심 지위의 확립과 수호를 강조했습니다. 당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최종 점검 자리에서 사실상 3연임의 쐐기를 박은 것입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사진: CCTV 캡처)
공보문은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전당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당·전군과 전국 각 민족 인민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전당이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깨닫고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를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1) 당 중앙 핵심·전당 핵심 지위 확립과 (2)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말합니다. '두 개의 수호'는 (1)시 주석의 당 중앙·전당 핵심 지위와 (2)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 영도를 수호한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시 주석의 지위와 권력을 집중·강화한다는 뜻입니다.
■ 시 주석 '3연임' 사전 작업 분주…"인민은 인민 영수를 사랑한다"
시 주석 3연임과 관련해 '인민 영수(領袖)'라는 표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관영 CCTV는 최근 시 주석 집권 10년의 성과를 부각하는 16부작 다큐멘터리 '중국의 항로를 인도하다(領航中國·영항중국)'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인민은 인민 영수를 사랑한다'는 자막과 내레이션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방을 시찰하는 시 주석을 주민들이 둘러싸고 환영하는 영상에 깔려 나옵니다. 즉, 시 주석이 인민의 사랑을 받는 인민 영수라는 것입니다.
관영 CCTV는 지난달 29일 16부작 다큐멘터리 ‘중국의 항로를 인도하다(領航中國)’를 설명하는 소개회를 열었다. 시진핑 주석의 성과를 강조하며 “인민은 인민 영수를 사랑한다”는 자막과 내레이션을 사용했다.(사진: CCTV 캡처)
'영수'라는 칭호는 과거 마오쩌둥만 누렸던 칭호입니다. 절대적 권위가 느껴집니다. 앞서 집권했던 장쩌민, 후진타오의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전임자들을 넘어서는 권위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CCTV는 올해 들어 지난 10년 사이 중국의 외형적 발전을 강조하는 보도물을 뉴스 채널을 통해 집중적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각 지방 단위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소개합니다.
CCTV는 이와 함께 시 주석 관련 서적 '시진핑: 중국 통치'가 각국 언어로 널리 번역됐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는 물론 네팔어, 캄보디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면서 번역자의 인터뷰도 함께 방송했습니다. 관영 매체가 시 주석의 위상을 확립하고 국내외 성과와 평가를 강조하고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당 대회 취재를 지원하기 위해 베이징에 문을 연 미디어센터(사진:CCTV 캡처)
■ 개혁 개방·공동 부유 등 주요 정책 방향도 관심
이번 당 대회에서 중국의 주요 정책 방향이 어떻게 설정될지도 관심사입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1일 당 대회에서 "개혁 개방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개혁 개방 정책을 견지하되 시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공동부유 정책이 맞물린 새로운 구상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에 힘이 실릴수록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플랫폼 빅테크 기업들은 입지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어제(12일) 발표한 7중전회 공보문도 "현재의 정세와 임무를 분석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 건설하는 데 대한 약간의 중대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해 새로운 정책 제시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어제(12일) 취재를 지원하기 위한 미디어센터의 문을 열었습니다. 미디어 센터는 단순히 취재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 관련 업무도 지원하게 됩니다. 실제 방역 문제로 상당수 브리핑은 화상으로 진행합니다.
취재 기자들은 개막식과 폐막식을 취재할 경우 만 하루 이상 격리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입니다. 중국은 해외 입국자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격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경우 입국자는 열흘간의 시설(7일)·자가(3일) 격리를 합니다. 그런 만큼 이번 당 대회에 대한 외신의 취재는 베이징 상주 인력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5년 전에 비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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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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