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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압박에…애플, 아이폰에 中 YMTC 반도체 사용 계획 보류"
5시간 전
정현진 기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애플이 아이폰에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생산한 낸드플래시를 탑재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고 17일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비용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YMTC와의 협력을 추진했던 애플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직면해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바이든 압박에…애플, 아이폰에 中 YMTC 반도체 사용 계획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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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아시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이달 초 YMTC의 아이폰용 128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인증을 위한 수개월간의 절차를 이미 마무리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PC부터 서버까지 모든 전자기기에서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반도체다.
소식통은 애플이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주요 경쟁사 대비 최소 20% 저렴한 가격에 납품이 가능한 YMTC의 낸드플래시를 이르면 올해부터 아이폰에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의회의 압박 등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YMTC가 생산하는 반도체는 주로 중국 시장에 판매되는 아이폰에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애플이 전 세계에 공급할 아이폰에 필요한 낸드플래시의 40%를 YMTC로부터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제품은 검증됐지만, 신형 아이폰 양산이 시작되자 생산라인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YMTC는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어 경쟁업체보다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1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 14㎚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수출 통제 우려 대상)'도 발표했는데 YMTC가 여기에 포함됐다.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상무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약 60일 동안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공식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 투자사인 브랜즈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브렌트 프레드버그 투자 담당 이사는 "애플은 중국 현지 시장에서 YMTC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규정대로라면 YMTC가 애플이 원하는 낸드플래시를 수년간 공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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