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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기자의 초강수] 덕유산과 가야산 사이 은둔...잊혀졌기에 더욱 건강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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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희

입력 2022.10.21 09:38

사진(제공) : 한효희

 

 

 

김천 수도산 청암사 계곡 12km 개척 산행

 

 

 

청암사 계곡에는 이끼로 뒤덮인 푸른 바위가 가득하다.

청암사 계곡에는 이끼로 뒤덮인 푸른 바위가 가득하다.

 

 

 

 

은둔하는 수도승을 닮은 산이 있다. 국립공원도 아니고 100대 명산도 아니다. 덕유산과 가야산 사이에 솟아 이웃한 두 산의 명성에 비해 한가롭다. 산세가 수려하거나 빼어난 암릉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세간의 잣대로 보면 내세울 게 별로 없지만, 속세의 명성에 무심한 듯 고봉들에 둘러싸여 홀로 적적하다. 경북 김천의 수도산(1,317m)이다. 

 

무주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30번국도에 오른다. 도로는 굽이진 남대천을 따라가다 신라와 백제의 관문이었던 라제통문을 지난다. 이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속할 만큼 풍광이 좋아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수도산으로 가는 길에는 적상산, 대덕산, 민주지산 같은 1,000m 넘는 고봉이 즐비하다. 아직 늦여름 티를 못 벗은 남녘의 산들은 농익은 녹음으로 채도가 짙다.

 

산행은 수도산 북쪽에 위치한 청암사에서 시작한다. 청암사에서 수도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오른 뒤 정상에서 금오지맥을 따라 청암사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사막에서 바늘 찾기로 지도를 파헤치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다. 정상까지 단번에 이어지는 계곡과 쭉 뻗은 능선을 보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렸다. 미답의 등반선을 발견한 알피니스트가 된 것 같았다.

 

금오지맥 산행기는 인터넷에 몇 개 있었지만 청암사계곡 산행기는 전무했다. 네이버지도에도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월간<山> <4000산 등산지도>에는 계곡 중류까지만 길이 표시되어 있고 상류에는 희미한 옛길만 남아 있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완벽한 길이 왜 아직 미답으로 남아 있는지 궁금했다. 얼른 그 속으로 들어가 미지의 땅을 직접 탐험해 보고 싶었다.

 

이번 산행에 성예진·조수연씨가 함께했다. 성예진씨는 20대의 나이에 여성 최연소로 백두대간 단독 일시종주에 성공한 등산 천재다. 산악구조대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 그는 어디를 함께 가든 든든하다. 조수연씨는 예진씨와 함께 한북정맥을 종주한 등산 파트너다. 파워 우먼들과 함께 산행을 하게 돼서 감개가 무량했다.

 

 

 

 

 

 

계곡 하류에는 반달가슴곰의 먹이인 조릿대가 많다.

계곡 하류에는 반달가슴곰의 먹이인 조릿대가 많다.

 

 

 

 

푸른 바위가 천년을 지킨 계곡

 

‘불령산 청암사’라고 적힌 일주문을 지나자 공기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수도산은 부처님의 영험함이 많다 하여 불령산佛靈山으로도 불려 왔다. 그 이름을 따서 수도산 정상에서 발원해 청암사로 흐르는 계곡을 불령동천이라고도 부른다. 수도산은 후에 수도암이 수도도량으로 유명해지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청암사와 수도암, 천년고찰을 두 곳이나 품은 수도산은 예부터 수행의 도량이었다.

 

일주문을 넘어서자 고즈넉한 청암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청암사는 규모가 꽤 큰 절이지만 세간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기 위해 절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쭉 올라간다.

 

“거기로 가면 길 없어요!”

 

숲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려 하는데 뒤편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우리를 불러 세운다. 젊은 여신도인가 하고 뒤를 돌아보니 한 비구니 스님이 계신다. 스님께 다가가 인사드리고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을 물었다. 청암사 초입에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는데 스님께서는 우리가 길을 잘못 드는 줄 알고 알려 주셨던 것이다. 스님은 밝은 미소와 합장으로 이 길로 쭉 가면 계곡이 나온다고 알려주신다.

 

1,163년을 이어온 청암사는 인현왕후와 인연이 있다. 숙종의 두 번째 부인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계략에 의해 궁에서 쫓겨난 뒤 3년 동안 머무른 곳이다. 이를 기려 청암사 주변에는 인현왕후길이 조성되어 있다. 현재 청암사에는 비구니 스님을 위한 승가대학이 있어 100여 명의 스님이 정진하고 있다.

 

청암사를 뒤로하고 계곡으로 들어선다. 초입에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비포장 길이 나있다. 곧 좁은 오솔길로 바뀐다. 계곡을 건너자마자 내밀한 숲길이 불쑥 다가온다.

 

계곡은 청암사를 닮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청량하고 고요하다. ‘청암靑巖’이라는 절 이름처럼 이끼 가득한 푸른 바위가 계곡을 가득 메운다. 잘 닦인 길이 나타났다 사라지며 희롱한다. 불편한 흔적도 있다. 계곡에 고무호스와 드러누운 전봇대가 듬성듬성 보인다. 이토록 깨끗한 계곡에 지저분한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니 안타깝다.

 

 

 

 

 

이끼바위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는 원시 계곡.

이끼바위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는 원시 계곡.

 

 

 

 

정신없이 계곡으로 들어서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여기서부터는 인간의 흔적이 절멸한 듯 사라진다. 희미했던 길도 사라지고, 사면에서 굴러 떨어진 푸른 바위가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다. 사람 키만 한 조릿대가 빽빽하다. 온 세상이 짙은 녹음으로 가득하다.

 

푸른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물, 손을 갖다 대자 “앗! 차가워” 소리가 절로 난다. 공기 중에 아직 온기가 있었지만 산의 깊은 속내는 얼마나 차가울지 가늠할 수 있었다. 습하고 볕이 잘 들지 않는 계곡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딴 세상이었다. 금방이라도 공룡이 나올 것 같은 중생대 정글이다. 보통의 등산로에서 볼 수 없었던 거대한 고사리는 징그러울 정도였다. 하얗게 곰팡이 핀 버섯이 지천에 있어 짙은 습기가 피부로 느껴졌다. 쓰러진 나무는 썩을 대로 썩어 살포시 밟으면 소보로빵처럼 바스라진다. 치렁치렁한 덩굴이 장애물처럼 온 계곡을 휘감고 있어 헤쳐가기가 어렵다.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잡목이 많아 고되다.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잡목이 많아 고되다.

 

 

 

곰 나올 것 같은 계곡 상류

 

상류로 갈수록 비릿한 짐승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큰 짐승이 땅을 파헤친 흔적이 곳곳에 있다. 수도산에 유별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는데 혹시 마주치지 않을까 걱정됐다. 오삼이라고 불리는 녀석은 역마살로 유명하다. 고향인 지리산을 떠나 100km나 떨어진 수도산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한 번은 경부고속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여 곰으로는 세계 최초로 복합골절 수술까지 받았다. 이런 행실 때문에 콜럼버스 곰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민가에서 벌통을 훔쳐 먹는 모습이 종종 발견되기도 하는데 올해 5월에는 충북 보은까지 진출한 탐험심이 대단한 곰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산길은 없다. 사람이 찾지 않는 청암사계곡은 대형 포유류의 거처로 알맞다. 식수도 풍부하고 곰의 먹이인 조릿대도 널렸다. 곰에게는 천국 같은 곳일 터. ‘오삼이를 만나면 어떡하지? 그래도 쪽수가 있는데 해볼 만한 싸움이지 않을까? 광복 이래 처음 곰에게 잡아먹힌 사람이 되는 게 아닐까?’하는 불안한 생각이 몇 초 사이에 스쳐갔다. 부디 오삼이와 조우하지 않길 바라며 일부러 스틱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곡을 올랐다.

 

해발 1,000m에 가까워지자 산의 텃세가 심해진다. 산행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간다. 코가 닿을 듯한 비탈과 미끄러운 바위에 발이 쭉쭉 밀린다. 빽빽한 잡목과 질긴 덩굴이 이중삼중으로 앞을 막고 있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신음이 튀어나온다. 운행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진다. 개척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수연씨가 점점 뒤쳐진다. 예진씨는 계곡물에 불어난 발이 신발에 쓸려 걸음걸음이 고통스럽다. 청암사계곡은 언제부턴가 통곡의 계곡이 되어 있었다.

 

탈출로는 없다. 미로 같은 덩굴을 한참이나 헤치고 올라온 터라 되돌아가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사면으로 올라 능선을 탈까 고민했지만 사면에도 바위와 덩굴이 가득하다. 통곡의 계곡에서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 원래 계획은 상류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바로 오르려했지만, 바위와 덩굴이 가득해 계곡을 돌파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장고 끝에 계획을 바꾸어 서쪽 사면을 개척해 신선봉으로 오르기로 한다.

 

수정한 코스도 쉽지 않다. 사면은 가파르고 흙이 무너져 내린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것처럼 한 걸음 내딛고 거친 숨을 여러 번 몰아쉰다. 눈길을 러셀하듯 사면을 여러 번 발로 다져가며 오른다.

 

 

 

 

 

 

돌탑이 있는 수도산 정상.

돌탑이 있는 수도산 정상.

 

 

 

지능선 위에 오르면 길이 나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오판이다. 능선에도 잡목이 무성하고 경사가 가파르다. 이번 산행에서는 부디 풀독이 안 오르길 바랐는데 지나친 소망이었던 걸까. 단념하고 이름 모를 나무와 풀을 과감하게 헤친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GPS를 확인해 보니 해발 1,250m. 신선봉까지 50m만 더 오르면 된다. 산에서 가장 믿으면 안 되는 말인 ‘거의 다 왔어요. 고지가 눈앞입니다’를 남발하며 사기를 북돋운다.

 

파란 하늘이 점점 가까워진다. 주능선이 코앞이라는 게 느껴진다. 능선에 가까워질수록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걸음은 빨라진다. 경사가 완만해지더니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잡목 없는 뚜렷한 길이 앞뒤로 펼쳐진다. 행복한 탄사가 절로 흘러나온다.

 

신선봉에서 대열을 가다듬는다. 아껴둔 행동식과 이온음료로 축배를 든다. 어두웠던 표정에 미소가 돈다. 이제 남은 길은 6km 하산. 능선길이기는 하지만 미지의 영역이다. 원래 계획대로 완주할 수 있을지 둘에게 넌지시 물었다.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갈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고비를 넘겼다는 나른한 안도감을 즐긴다. 배낭은 신선봉에 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수도산 정상으로 향한다. 신선봉에서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바위 봉우리인 정상에 오르니 공활한 가을 하늘 아래로 장쾌하게 조망이 터진다. 고되게 오른 정상이라 감동이 배가 된다. 바위 끝에 걸터앉아 능선과 골을 두 눈으로 매만진다.

 

 

 

 

 

 

정상 바위에 걸터앉아 산세를 내려다본다.

정상 바위에 걸터앉아 산세를 내려다본다.

 

 

 

반달가슴곰인 줄 알았던 건 심마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신선봉으로 되돌아가 다시 배낭을 짊어진다. 하산은 금오지맥 능선을 따라가다 지능선으로 빠져 청암사로 돌아가는 원점회귀 코스다. 금오지맥 능선은 지도에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능선에는 뚜렷하게 등산로가 나있고 표지기도 곳곳에 걸려 있다. 이정표와 나무 벤치도 있었고, 심지어 경사가 가파른 곳에는 나무 계단까지 있었다. 흠잡을 데 없이 안전한 등산로였다. 여러 지도에 왜 등산로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지 의아할 정도였다.

 

금오지맥은 다소 단조로운 능선길이다. 이따금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우람한 소나무가 능선을 지키며 서있다. 고속도로처럼 쭉 뻗은 능선에서 속도를 올려본다. 장애물이 없고 단순한 길이다 보니 운행 속도는 빨랐지만 산행이 길게 느껴졌다. 

 

 

 

 

 

 

금오지맥 능선에는 크고 우람한 소나무가 많다.

금오지맥 능선에는 크고 우람한 소나무가 많다.

 

 

 

 

반쯤 졸며 능선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앞에서 “부스스” 수풀 헤집는 소리가 난다. 고라니보다는 훨씬 큰 짐승이 앞에 있음을 직감했다. 선두에 있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전쟁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일행에게 조용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보다 더 큰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 한 발, 한 발 다가온다. ‘스틱을 몽둥이처럼 휘둘러야 하나, 아니 오히려 자극시킬 수 있으니 가만히 있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순식간에 스쳐갔다. 미상의 물체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형체가 드러났다. 사람이었다.

 

곰이나 멧돼지일까 봐 잔뜩 긴장했었는데 한숨 돌렸다. 산행 시작부터 사람 코빼기도 못 본데다 평일에 인적이 드문 코스에서 사람을 만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중년의 남성이었다. 가볍게 인사하고 우리를 지나쳐간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평범한 등산객은 아니고 심마니 같았다.

 

 

 

 

 

 

고즈넉한 청암사의 석탑.

 

고즈넉한 청암사의 석탑.

 

 

 

 

청암사가 가까워지면서 GPS를 수시로 확인했다. 주능선을 따라가다 청암사 쪽 지능선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넋 놓고 있다가는 알바하기 십상이다. 최대한 주의하며 걸었는데 어느 순간 GPS를 확인해 보니 계획한 지점을 지나쳤다. 다행히 많이 지나치지는 않아서 내려온 길을 되돌아 올라간다. 능선을 유심히 살펴보니 청암사 방향으로 뚜렷하게 샛길이 나있다.

 

잡목을 헤치며 고생할 줄 알았는데 길이 있어서 너무 기뻤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는 표현이 뭔지 실감했다. 지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희미하게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길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이 너무 좋네요.”

 

역시 이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예진씨가 이 말을 하자마자 길이 희미해지고 잡목이 무성해진다. 청암사에 가까워질수록 내리막도 가팔라진다. 희미했던 길은 이내 완전히 자취를 감췄고, 우리는 잡목 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저 아래 잡목 사이로 계곡이 보이고 건물 지붕이 희끗희끗 모습을 드러낸다.

 

다 왔다는 조짐이 보이자 빨리 산행을 끝마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사는 계속 가팔라지고 길은 더 험난해진다. 가파른 사면을 내려서다 예진씨가 미끄러져 넘어진다. 모두 몸보다 마음이 앞선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계곡으로 내려섰다. 계곡만 건너 오르면 청암사다. 계곡을 건너니 키가 큰 비구니 스님이 산책을 하고 있다. 사방이 전기울타리로 둘려 있어 스님에게 청암사로 이어지는 길을 물었다. 스님은 “어디로 내려오셨기에 여기로 오셨냐”며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본다. 

 

청암사에 올라 온몸의 흙먼지를 털어내고, 나무 그늘에 앉아 숨을 고른다. 처음 들어온 일주문 밖으로 나오자 사바세계로 돌아 온 것만 같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여전히 나긋한데, 세상이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았다. 

 

 

 

 

 

청암사 일주문을 빠져나오며 산행이 끝난다.

청암사 일주문을 빠져나오며 산행이 끝난다.

 

 

 

산행길잡이

 

정상까지 등산로가 없는 계곡을 따라 800m 넘게 고도를 올려야 한다. 계곡 중간까지 길이 이어졌다 끊어지길 반복하다가 상류부터는 길이 없다. 계곡에는 미끄러운 바위와 덩굴이 많다. 계곡에서 주능선으로 오를 때 사면이 가파르고 잡목이 무성하다. 계곡에서는 휴대폰 신호가 잡히지 않고 상류부터 약하게 잡힌다. 초보자는 청암사에서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오르는 게 낫다. 수도암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정상까지 빠르고 쉽게 오를 수 있다. 장거리 종주 코스도 있다. 수도산에서 단지봉을 거쳐 가야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종주하거나 신선봉을 거쳐 양각산과 흰대미산으로 이어지는 양각지맥 종주도 가능하다.

 

산행은 청암사에서 시작한다. 절 내 도로를 따라 쭉 올라가면 숲으로 들어서는 비포장 길이 나타난다. 전기펜스를 넘어 계곡을 오른편에 두고 길을 따라간다. 길은 좁은 오솔길로 바뀌고 이내 계곡을 건너는 구간이 나타난다. 계곡 상류까지 길이 이어졌다 끊어지길 반복한다. 곳곳에 고무호스가 있고 쓰러진 전봇대와 쓰레기가 보인다. 계곡이 크지 않고 험하지 않지만 미끄러운 바위가 많고 계곡을 건너야 하는 곳이 여럿 있다. 샌들을 챙겨가는 게 좋다.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4km 정도 지점부터 계곡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사람의 흔적이 사라지며 길도 없다. 사면에서 굴러 떨어진 돌이 계곡에 가득하고 덩굴과 잡목이 많아 운행이 까다롭다. 계곡 최상류에서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오른다. 주능선 오르는 길은 잡목이 많고 매우 가파르다. 

 

주능선에 오르면 등산로가 있다. 신선봉을 거쳐 수도산 정상으로 갔다가 다시 신선봉으로 돌아온다. 신선봉에서 표지판을 따라 가랫재로 이어지는 금오지맥 능선을 탄다. 금오지맥 능선길에는 표지판과 표지기가 곳곳에 있고 나무 계단과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신선봉 정상에서 약 4km 지점, 해발고도 680m 근처에서 청암사 방향으로 흐르는 지능선에 올라탄다. 초반에는 길이 뚜렷하게 있으나 청암사에 가까워질수록 길이 희미해지고 잡목이 무성하다. 계곡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물소리가 들리고 비포장 길이 나온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비포장 길을 따라가다 보면 청암사 건물이 보인다. 청암사 방향으로 가파른 사면을 개척하며 내려가면 계곡이 나온다. 계곡을 건너 오르면 청암사다.

 

 

 

교통(지역 번호 054)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암사로 가는 86, 886번 버스가 1일 3회(07:30, 10:50, 16:30) 운행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요금은 5만 원 정도다. 차로 이동할 경우 청암사 아래 버스정류장에 주차장이 있다. 문의 김천 택시 436-1800, 430-7788, 432-6111.

 

등산지도 특별부록 지도 참조.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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