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박진우) 반도체 한파 생존법 ‘기술뿐’… 삼성 236층 낸드·SK 연산메모리 개발 가속 ...[2022-11-10]

by viemysogno posted Nov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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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 생존법 ‘기술뿐’… 삼성 236층 낸드·SK 연산메모리 개발 가속

 

 

낸드 수직구조 처음 만든 삼성, 236층 쌓아

SK하이닉스, 메모리에 연산 기능 부여

마이크론, EUV 없이 D램 미세공정 구현

“몇 번의 큰 불황에서 ‘기술=생존’ 공식 생겨”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힌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삼성전자 제공

 

 

 

박진우 기자

입력 2022.11.10 06:00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한파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메모리 기술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부침이 심한 메모리 시장의 과거를 비춰봤을 때,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만이 불황에 견디고 호황을 잘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1Tb(테라비트) 8세대 V(버티컬) 낸드플래시를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176단 7세대 V낸드를 출시한지 1년 만이다. V낸드는 평면 구조로는 물리적 한계가 명확한 낸드 성능을 높이기 위해 수직으로 높이 쌓아올리는 구조를 의미한다. 2013년 삼성전자가 24단 V낸드(1세대) 시대를 최초로 열면서 현재 모든 메모리 제조사들이 이런 구조로 낸드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 낸드의 적층 단수를 200단 이상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업계는 236단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236겹 쌓아올렸다는 의미다. 많이 쌓아올린 만큼 낸드 두께를 줄이는 일도 중요한데,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한 신기술을 고안해냈다고 설명했다. 새 낸드는 메모리 한파 속에서도 비교적 타격이 적은 대용량 서버 시장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신뢰도가 중요한 자동차 전장 분야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게 삼성전자 전략이다.

 

 

 

마이크론이 샘플을 개발해 검증에 나선 5세대(1b) LPDDR5X의 개념도. /마이크론 제공

마이크론이 샘플을 개발해 검증에 나선 5세대(1b) LPDDR5X의 개념도. /마이크론 제공

 

 

 

 

삼성전자에 앞서 200단 이상 낸드를 먼저 선보였던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5세대(1b) 고성능·저전력 D램인 LPDDR5X의 검증 샘플을 출하했다. 현재 4세대(1a) 양산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발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높은 성능을 지녔으면서 전력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LPDDR5·LPDDR5X는 특성상 5세대 이동통신(5G) 정보기술(IT) 기기 채택률이 높다. 현재 전체 모바일 D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의 1b D램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당 2000억원이 넘는 EUV 노광장비는 최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마이크론은 EUV 장비 대신 ‘멀티패터닝’이라는 자체 개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앞서 개발해 양산 중인 1a D램에도 멀티태퍼닝 기술이 쓰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EUV 장비를 활용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연산메모리에 주목하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있어 연산칩(프로세서)의 성능을 더 높여주기 위해 메모리에도 연산 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을 활용한 연산기능 통합 메모리솔루션이 대표적이다. CXL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다양한 연산 솔루션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새 연결 기술이다. 메모리 미세화에 따른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솔루션이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CXL 기반 메모리·연산 기능 통합한 솔루션.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CXL 기반 메모리·연산 기능 통합한 솔루션.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CXL 기반 메모리 솔루션이 머신러닝(기계학습), 데이터 필터링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특정 연산의 경우에는 수십개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처리하는 것보다 수배 빠른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업계는 선두권 메모리 제조사가 시황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연달아 ‘초격차’ 기술을 선보이는 건 이미 메모리 시장의 부침을 여러 번 겪어온 데 따라 체득한 생존 전략으로 분석한다. 결국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메모리는 IT 시스템에 필수불가결한 것인데, 지금 시장이 나쁘더라도 반등의 시점은 분명히 온다는 것이다. 반등 시기를 기술로 준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업체들은 저마다 감산과 시설투자 축소를 선언하고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첨단 기술과 관련한 공정 전환 등에서는 계획대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만이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이 없다고 최근 밝혔다. 이로 인해 ‘3차 반도체 치킨게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선두 회사들이 버틸 체력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건 바로 메모리 초격차 기술 확보와 무관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원래 부침이 심한 사업 분야로, 선두 업체들은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살아 남아 ‘기술이 곧 생존’이라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다”라며 “오히려 특정 메모리에 집중한다던지,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치킨 게임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라고 했다.

 

 

박진우 기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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