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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민 울린 ‘빌라왕들’…알고보니 한패였다
입력2022-12-30 11:12:51 수정 2022.12.30 15:37:26
강동헌 기자
빌라 3000가구 소유한 권모·박모씨
빌라왕 김모씨와 사실상 범죄 파트너
H건축에 명의 대여하고 수익 나눠
경찰 "사기 일당 공범 관계 수사 중"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 미추홀구 모 아파트에 23일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갑작스러운 죽음을 두고 각종 의혹이 끊이질 않았던 ‘빌라왕’ 김 모 씨가 빌라 3000여 가구를 소유한 권 모 씨, 박 모 씨 일당과 한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배후 세력에 의해 움직이는 ‘바지 사장’보다는 일정 수수료를 받고 명의를 빌려주는 ‘범죄 파트너’에 가까웠다. 김 씨와 권 씨 일당의 명의를 빌려 쓴 모 건축회사는 부동산컨설팅 명목으로 영업 지점을 차린 뒤 피해자들로부터 얻은 수익을 일정 비율 나눴다.
30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와 권 씨 일당은 각각 D하우징과 P주택을 앞세워 독립적으로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이면서도 H건축회사에 명의를 빌려주고 일정 수수료를 챙겼다. 이들은 H건축회사를 연결고리로 범죄 수법, 사후 대처 과정 등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전세 사기 소송을 준비 중인 박소예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는 “형사고발 등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김 씨 일당이 ‘세금이 체납돼 빌라가 압류됐으니 3000만 원과 매입금을 주면 압류를 풀고 빌라 소유권을 넘기겠다’며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며 “얼마 뒤 다른 일당들이 같은 수법으로 제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이들 전세 사기범과 연관된 H사는 수도권에서 빌라를 주로 짓는 건축 회사다. H사는 사실상의 자회사인 HJ 부동산컨설팅 회사를 차린 뒤 서울 강서구, 인천, 부천, 경기도 광주 일대에 영업 지점을 개설했다. 해당 영업 지점은 H사의 모 이사가 전액 투자해 월세까지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사 내부 및 외부 소속 명의 대여자의 이름을 빌려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H사는 이 수법으로 전국에 7000가구가 넘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무자본 갭투자하고 수백억 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서울경제 취재 결과 최근 논란이 된 김 씨와 권 씨 등 일당은 이 회사의 외부 명의 대여자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이달 12일 숨진 채 발견된 ‘20대 빌라왕’ 송 모 씨 역시 같은 회사의 명의 대여자로 활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 씨 관련 전세 사기 행각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금융수사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 “전세 사기 일당 전반의 공범 관계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씨의 죽음과 사기 행각을 둘러싸고 그간 각종 의혹들이 끊이질 않았다. 40대라는 젊은 나이에 급사했고 단독 범행으로 보기에는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배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었다. 김 씨의 말투가 어눌해 지적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피해자들의 증언도 의혹을 키웠다.
권 씨와 박 씨 일당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를 마친 뒤 현재 형사 재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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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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