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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카슈끄지, 순교자 아냐” “빈라덴 죽음에 애도하기도”
박재현
별 스토리 • 4시간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카슈끄지는 용감한 순교자가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 장면. 조선중앙TV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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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둔 폼페이오의 회고록 ‘한 치도 양보 마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의 사본을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가를 용감하게 비판한 순교자가 아니다”라며 “언론이 그를 사우디아라비아의 밥 우드워드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밥 우드워드는 워싱턴포스트 부국장으로 과거 미국 정치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인물이다.
이어 “카슈끄지는 최근 사우디 왕좌를 위한 싸움에서 패배한 세력을 지지했던 활동가였다”며 “그가 결국 사우디로부터 추방당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를 지속적으로 바판해왔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갔을 때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유해는 톱으로 절단됐고, 현재까지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의 사위이자 수석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와 가까운 상태였다. 이 같은 이유로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규탄하지 않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잠재적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폼페이오는 회고록에서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에 대해 “도살장에서 비건 채식을 하는 것보다 언론을 더 미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카슈끄지에 대한 살인이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며 “이런 종류의 무자비함이 중동 지역에서는 너무나 일상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카슈끄지가 테러리스트 지원 단체와 가깝고, 심지어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카슈끄지는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무슬림형제단과 가깝다”며 “심지어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죽음은 당연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가 누구였는지 명확히 알아야한다”며 “언론은 이를 왜곡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카슈끄지의 부인 하난 엘라트르 카슈끄지는 이에 대해 “남편은 무슬림 형제단의 일부가 아니다”며 “카슈끄지는 빈라덴이 계획한 9.11테러에 대해서도 항상 비판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 남편에 대한 거짓말을 멈춰야 한다”며 “너무나 나쁜 정보이고 잘못된 정보다. 이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24년 미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드샌티스에 큰 격차로 뒤처지고 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