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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땅크 맞선 로씨야 지지"...'우크라 담화'까지 낸 김여정 속셈

 

 

 

입력 2023.01.29 16:26

 

업데이트 2023.01.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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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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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기로 한 미국을 "강력 규탄"하면서 "러시아와 한 전호(참호)에 있겠다"고 러시아를 공개 지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가 '반미(反美) 연대'에 나서자 북한도 나름의 역할을 자처하며 존재감을 높여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8월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지난해 8월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여정, 우크라전 첫 담화

김 부부장은 지난 27일 심야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최근에는 저들의 주력땅크(탱크)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것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반로씨야(러시아) 대결 입장을 보다 명백히 하였다"며 "우크라이나에 지상공격용전투장비들을 밀어넣음으로써

전쟁상황을 계단식으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의 처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업무를 보는 오전 시간대(미 동부시간 기준)에 맞춰 발표한 이날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우리는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대남·대미 스피커 역할에 주력하던 김 부부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담화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남·대미 관계를 총괄하는 김 부부장이 우크라이나 문제까지 거론한 건 이례적"이라며

"향후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 본토에 실제 핵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존재감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세계 최강의 탱크'로 평가받는 M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러 무기거래도 반박

김여정 담화 이틀 뒤인 29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도 담화를 내고 "주력 탱크와 같은 공격용 무장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기어코 들이밀려는

미국의 처사는 반인륜적 범죄 행위"라며 "확장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간판 밑에 조선반도(한반도)에 핵타격 수단들을 빈번히 끌어들이고 있는

비논리적이고 기형적이며 강도적인 미국식 사고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당시 취재진 앞에 등장한 모습. 연합뉴스TV 캡처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당시 취재진 앞에 등장한 모습. 연합뉴스TV 캡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한·미 확장억제를 함께 엮어 비난하면서 백악관이 제기했던 북·러 무기 거래 의혹도 정면 부인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북한이 지난해 11월 '푸틴의 살인 병기'로 불리는 러시아의 민간 용병 회사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하는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권 국장"미국은 이번에 또다시 무근거한 '조로(북러) 무기거래설'을 꺼내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저들의 무기제공을 정당화해보려고 어리석게 시도했다"며

"미국이 있지도 않은 일까지 꾸며내여 우리의 영상(이미지)을 폄훼하려 든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자작 낭설을 계속 퍼뜨리며 집적거리다가는 정말로 재미없는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백악관이 공개한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를 찍은 위성사진. 왼쪽 사진의 5량 짜리 러시아 열차가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를 출발했으며, 다음날 오른쪽 사진과 같이 북한에 도착해 컨테이너(무기 추정)를 싣고 다시 러시아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 시각) 백악관이 공개한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를 찍은 위성사진. 왼쪽 사진의 5량 짜리 러시아 열차가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를 출발했으며, 다음날 오른쪽 사진과 같이 북한에 도착해 컨테이너(무기 추정)를 싣고 다시 러시아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 연합뉴스.

 

 

해명 없이 발뺌만 

북한은 북·러 무기 거래설에 대해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외무성 대변인 차원에서 "황당무계한 모략"이라고 반박했지만,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증거 사진을 제시하자 한동안 침묵했다. 지난 27일 김여정 담화에서도 관련 언급이 없자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을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는데, 이에 외무성 고위 관리가 나서서 공식 부인한 것이다.

 

다만 이날 담화에는 백악관이 공개했던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났던 러시아의 5량 짜리 열차가 북한으로 이동해 컨테이너를 싣고 돌아오는 모습 등 구체적인 정황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일단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 의혹에는 선을 그으면서 장외에서 러시아에 대한 응원 구호를 외치는 모양새"이라며

"향후에도 북한은 러시아, 중국에 편승하려 할 것이고, 그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하던 '민주주의 대 제국주의' 프레임으로 국제 질서를 재정의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세 조성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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