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반도체발 `수출 쇼크`… 1월 127억달러 적자
월간 적자 100억달러 이상 처음
수출 4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
반도체 수출액 45% 급감 결정타
정석준 기자
입력: 2023-02-01 09:00
1월 무역수지가 12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역대 최대 적자로 1956년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래 100억 달러를 넘긴 건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액이 45% 급감한 게 결정타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1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 수입은 2.6% 감소한 589억6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126억9000만 달러 적자로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11개월 연속 적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주력 상품인 반도체 부진으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액은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수요 감소와 재고 누적으로 급락하면서 1년 전 대비 44.5% 급감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출물가지수는 2022년 6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간 수출 증가세를 보인 시스템반도체 수출도 25% 줄었다.
반도체 불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조701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도 전날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9% 급감한 2700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반도체 외 품목들의 전체 수출액은 9.8% 감소했다. 자동차·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고 선박은 고부가선박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보다 86.3% 증가했다. 석유제품과 무선통신도 선전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액이 31.4%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46.6% 급감했다. 아세안 지역 수출도 19.8% 감소했다. 전략시장인 중동, 유럽연합(EU) 수출은 소폭 늘었다.
수입은 전년 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에너지 수입이 158억 달러(총 수입 중 26.8%)를 기록했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유 수입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동절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가스와 석탄 등은 수입규모가 확대됐다.
산업부는 이날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유관기관과 산업계 등이 참석한 '긴급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어수출 확대와 무역수지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업종별 협회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다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 본부장은 "전 부처와 유관기관이 수출 역군이 돼 대통령 주재의 '수출전략회의'와 범부처·기관이 참여하는 '수출지원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올해 수출 플러스 달성을 위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1월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