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사설] 전기료 폭탄에 부각된 원전 가치… 혁신 가속해 비중 높여야
입력: 2023-02-14 18:37
지난해 원전 발전량이 17만6054GWh로 전년(15만8015GWh) 대비 11.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의 12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원전 발전 비중도 29.6%로 2016년(30.0%) 이후 가장 컸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정책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한전은 석탄,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성이 높은 원전 가동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 정산단가는 지난해 기준 1kWh당 52원으로 유연탄(157원), 무연탄(202원), LNG(240원) 등 다른 발전원에 비해 월등히 낮다.
원전 비중 확대는 전기료와 난방비 폭탄을 맞은 가계에 그나마 위안을 주는 소식이다. 지난 1월 난방비와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가정은 최대 3~4배 폭등한 에너지 요금에 한숨을 쉬어야 했다. 지난달 전기료가 kWh당 13.1원(9.5%) 더 올랐고 강추위가 내습했기 때문에 2월 청구액은 더 뛸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는 미신에 가까운 '원전의 위험성'을 부풀려 탈(脫)원전정책을 추진했다.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공사 중인 원전 건설을 중단시켰다. 문 정부 5년 동안 망가진 원전생태계가 복원되려면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와중에 원전 가동이 문 정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희망을 준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발동한 첫 지시가 탈원전정책 폐기였다. 원전 비중이 커진 것은 그 결과라 볼 수 있다. 원전은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다.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방사능폐기물도 대폭 줄인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초로 SMR 설계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한국형 소형모듈형원자로(i-SMR) 개발에 진척을 보여 세계 진출도 기대된다. 원전 확대에는 풀어야할 숙제도 적잖다. 가장 급한 것이 포화상태에 이른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폐물)의 저장시설 확보다. 2030년이면 각 원전의 저장소가 포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속히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추가 저장소를 확보해야 한다. 재처리와 농축(건식재처리)을 통한 길도 있다. 그러나 핵무기 개발로 전용될 수 있어 미국 등 국제사회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 전기료 폭탄을 맞은 시기에 원전의 가치가 마침 새롭게 부각됐다. 원전기술 혁신을 가속화해 에너지공급원으로서 원전 비중을 높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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