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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脫마스크 효과` 지갑 슬슬 열린다

 

 

 

백화점·공항 등 소비자들 몰려

향수·패션 매출 최대 40% 증가

日·동남아 항공편도 큰폭 늘어

골목상권은 아직 '불황의 그늘'

 

 

 

김수연 기자

입력: 2023-02-19 19:36

 

 

 

 

 

[기획] `脫마스크 효과` 지갑 슬슬 열린다

롯데백화점이 신학기를 맞아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포켓몬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면서 직접 매장에 와서 옷을 입어보고 사려는 손님이 확실히 늘었어요."

 

주말인 1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3층 여성패션 매장에선 한 여직원이 밀려드는 손님을 응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때마침 봄이 가까워오면서 결혼식에 입을 옷과 집안 행사에 입을 옷을 고르는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중교통 등 일부를 빼고 해제한 지 3주가 지나면서 백화점과 공항, 음식점, 수영장 등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효과를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곳은 백화점이었다. 주말을 맞아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여의도 더현대서울 매장에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푸드코트와 패션 매장에는 커플로 보이는 젊은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말까지 백화점 입구마다 붙어있던 마스크 의무 착용 안내문도 안보였다. 매장 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방문객 가운데 절반 가량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고객이 늘어난 만큼 매출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달 3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색조, 향수, 패션 매출이 전년 동기(2월4 ~17일) 대비 각각 35%, 30%, 2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달 화장품, 수영복 매출도 전년보다 각각 10.1%, 131.9% 급증했다. 3년만에 수영장을 찾으려는 레저인구가 늘면서 수영복 매출이 껑충 뛰었다.

 

현대백화점도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의 향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1.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7일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시작한 '포켓몬' 팝업 스토어에는 첫날부터 오픈런(개장 전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해외 여행객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이후인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국제선 누적 여객 수는 102만312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1월1일~18일) 여객수(85만9843명)보다 약 16만명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동안 항공편 운항 횟수 역시 5281회에서 5578회로 늘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골프 여행객 등이 급증해 해외 항공편 예약률이 90%에 이르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던 기업 근무 환경도 변했다.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겼고, 순환 재택근무도 줄이거나 없앴다.

 

하지만 골목 상권은 실내 마스크 해제 효과보다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서울 신림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41·남)는 "그다지 손님이 늘어난 것 같진 않고, 들어오는 분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3~4월이나 돼야 매출이 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데, 인건비와 재료비 부담이 계속 늘고 있어 부담"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주 전인 지난 12일(1만2042명)보다 1768명, 2주 전인 지난 5일(1만4011명)보다 3737명 각각 줄었다.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 3일(1만 36명) 이후 33주 만에 가장 적은 기록이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2020년 2월 23일)으로 격상한 지 3년 만에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 약국, 감염취약시설에선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로 국내외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 등에 관한 논의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3월 말 마스크 의무착용 완전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연·이상현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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