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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에 위협” 설득에도 남쪽 나라들은 시큰둥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별 스토리 • 어제 오후 4:27

 

 

 

 

세계 최대 안보 분야 연례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만 확인한 채 19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에서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을 위협할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중남미·아프리카 등 세계 남쪽 나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군용 차량 옆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군용 차량 옆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로이터연합뉴스

 

 

기후변화, 식량안보, 보건위기 등의 문제에 직면한 비서구권 나라들은 값비싼 미사일을 지원하는 비용으로 세계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다.

 

뮌헨안보회의에서 서방 주요국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일으킨 제국주의적 전쟁이 세계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지구촌 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할 수 있는 세상에서 어떤 나라도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신식민주의와 제국주의를 확장하는 러시아 침공이 ‘유럽 전쟁’만은 아니라고 했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국제 관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가 이겨야한다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는 주요국 리더들의 호소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지적했다.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에서 온 일부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서방의 시간, 돈, 관심이 쏠리면서 기후변화, 식량안보, 보건위기 등 지구촌의 시급한 문제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좌절감을 표현했다고 FT는 전했다.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은 “러시아의 침공은 매우 슬픈 상황”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전쟁 이야기만 계속 할 수는 없다.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프란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 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로 당장 아마존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전쟁의 승자와 패자로 갈릴 것인지에 대해서 계속 논의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모두 패배자이고 결국 인류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유엔이 오는 2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이견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초 채택된 첫 번째 결의안에서 기권을 했던 나미비아의 사라 쿠곤겔와 총리는 “책임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며 “중요한 것은 무기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우크라이나는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자체의 발전을 더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는 서방의 목소리와 달리, 중국은 ‘대화와 해결’을 강조하며 세계 남쪽 나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에 불참한 채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 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왕이 중국 정치국원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만나 “중국은 시종일관 화해를 권고하고 협상을 촉진하는 것을 견지한다”며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암리타 날리카 독일 글로벌지역연구소(GIGA) 소장은 “전쟁 장기화가 아닌, 조속한 해결에 초점을 맞추려는 중국 입장을 지지하는 나라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의 공감대를 넓히려면 해결책에 초점을 맞춘 계획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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