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비즈
정책
“中 리오프닝, 韓 성장률 0.3%p 개선 효과…물가엔 악영향”
“대중 수출 회복·中 관광객 유입 기대”
과거보다 성장률 제고 효과 낮아
리오프닝이 국제유가 자극 가능성도
“에너지 가격 상승시 물가 상승 압력 증대”
이재은 기자
입력 2023.02.27 12:00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p)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과거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 리오프닝이 대(對)중 수출 회복과 관광객 유입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도시 봉쇄를 앞세운 고강도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해제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중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가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보고서는 “향후 중국 경제는 여행·문화·교통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반등하면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생산시설 가동 중단, 물류차질 관련 리스크 등이 해소되면서 생산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스1
중국 리오프닝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주요 기관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이달 5.0%로 올려 잡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3% 성장하는 데 그쳤던 중국 경제가 올해 예상대로 5% 성장할 경우 우리나라 성장제고 효과는 0.3%p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동안 크게 위축됐던 대중 재화수출은 올해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수경기에 민감한 화공품 위주로 수출이 개선되고, 이후 휴대폰·반도체 등 IT 수출이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글로벌 IT 경기 둔화와 중국의 높은 제조업 재고 수준,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은 대중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PC·휴대폰 등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제조업 재고는 2015~2019년 평균수준을 32% 상회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3월부터 증가하면서 국내 서비스업 업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연 602만명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수는 지난해 23만명까지 급감했다. 보고서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재개와 PCR 검사 의무 해제 등에 힘입어 올해 중국인 관광객수가 196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용준 한국은행 조사국 아태경제팀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평균 지출액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발 관광 회복은 국내 서비스업 업황 개선에 상당폭 기여할 전망”이라고 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지출규모가 1689달러로 미국(1106달러), 일본(675달러) 등 다른 나라 관광객보다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100만명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은 0.08%p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의 소비 중심 회복, 재고 누적, 대외 수요 부진 등으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효과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윤 팀장은 “과거에는 중국 성장률이 1%p 높아질 때 우리나라 성장 제고효과는 0.2~0.25%p였다”면서 “중국 성장률이 지난해 3%에서 올해 5%로 2%p 더 올라간다고 가정했을 때 성장률 제고 효과는 0.4~0.5%p에 가까워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여러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올해는 0.3%p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리오프닝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소지도 크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늘어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 이후 중국의 원유 소비는 코로나 대유행 이전보다 약 10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급감했던 수요 일부만 살아나도 국제유가는 상승할 수 있다.
윤 팀장은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석유류 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압력 증대 등을 통해 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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