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 지식정보센터

해외 뉴스

 

KBS

 

[특파원 리포트] 중국 경제 구원투수 될까?…‘새 2인자’ 리창은 누구?

 

 

 

입력 2023.03.04 (07:01)특파원 리포트

 

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중국 차기 총리로 확실시 되는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사진: 연합뉴스)

중국 차기 총리로 확실시 되는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사진: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창안대로 곳곳에 다시 붉은 파라솔이 설치됐습니다. 얼마 뒤 베이징에서 주요 정치행사가 열린다는 의미입니다. 파라솔 앞에는 '지원자' 즉 자원봉사자라 적힌 모자를 쓴 사람들이 서있습니다. 수도 중심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까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습니다.

 

 

 

 

■ 중국 '양회' 시작…'서열 2위·신임 총리' 리창에게 시선 쏠려

 

그렇습니다. 오늘(4일)부터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연례 정치 행사 '양회'가 열립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의미합니다. 특히 올해 양회는 시진핑 3기 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최고지도부를 비롯한 주요 보직도 채워집니다.

 

 

 

베이징 중심가 창안대로 양옆에 붉은 파라솔들이 세워지면 중국에 중요한 정치 행사가 열린다는 방증이다.(사진: 조성원 기자)

베이징 중심가 창안대로 양옆에 붉은 파라솔들이 세워지면 중국에 중요한 정치 행사가 열린다는 방증이다.(사진: 조성원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임을 확정하고 절대적 위상을 과시하다보니 오히려 다른 최고지도부 구성원들로 관심이 돌아갑니다. 이 가운데 특히 시선이 집중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서열 2위이자, 신임 총리로 확실시되는 리창입니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리창은 누구일까요?

 

 

 

지난 해 10월 당대회 직후 중국 신임 최고지도부와 내외신 기자들의 대면식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 바로 뒤에 걸어나오는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사진: 연합뉴스)

지난 해 10월 당대회 직후 중국 신임 최고지도부와 내외신 기자들의 대면식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 바로 뒤에 걸어나오는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사진: 연합뉴스)

 

 

 

 

지난 해 10월 열린 당 대회 직후 내외신 기자들 앞에 신임 최고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시선은 단연 리창에게 쏠렸습니다. 선두 시진핑 주석의 바로 뒤로 걸어나왔기 때문입니다. 시 주석의 측근 그룹 시자쥔(習家軍), 그 중에서도 누가 오른팔 역할을 할지 분명히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 시진핑 주석 보좌 경력과 신임이 최고의 정치적 자산

 

리창은 올해 63살로 저장성 시골 출신입니다. 저장 농업대를 졸업했습니다. 명문 칭화대, 태자당 출신인 시 주석과는 배경이 사뭇 다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뚜렷한 이력이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저장성 당 서기를 지낼 때 비서실장 역할인 판공청 주임, 다시 말해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습니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하자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등 출세 가도를 달렸습니다. 2017년 시 주석이 재집권하자 '경제 수도' 상하이의 1인자, 당서기가 됐습니다.

 

이같은 지방 경력만으로 그는 일약 중앙 서열 2위, 총리직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 전임 총리들이 부총리를 지낸 것과 비교됩니다. 그가 얼마나 급부상한 인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상하이 장기 봉쇄는 리창 당시 상하이 당서기에게 정치적 위기였다. PCR 검사를 받는 상하이 시민(사진: 연합뉴스)

지난 해 상하이 장기 봉쇄는 리창 당시 상하이 당서기에게 정치적 위기였다. PCR 검사를 받는 상하이 시민(사진: 연합뉴스)

 

 

 

 

물론 그에게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리창은 상하이 당 서기이던 지난 해 봄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 봉쇄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당시 현지 시찰을 나갔던 리창이 주민들의 호통과 비판에 곤욕을 치르는 영상이 SNS로 퍼졌고, 이를 다시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정부의 제 1 과제인 방역에 성공하지 못했고 인민들 앞에 위신이 깎였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중앙 정치 무대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비엔나 대학의 중국 전문가 링 리는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 봉쇄 당시 리창을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당의 중요한 순간에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는 진정한 공산주의자"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분석했습니다.

 

 

 

 

■ 3연임 시진핑 주석 '절대 권력화'…리창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확보할지 관심

 

요컨대 리창은 시주석의 최측근이며 이는 그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입니다. 중국 관찰자들은 리창의 역할, 재량과 관련해 바로 이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현직 리커창 총리와 비교합니다. 리커창 총리는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같은 공청단 계열로 한때 시 주석의 경쟁자였습니다. 이후 정치적 견제 속에 리 총리는 '식물 총리'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실권에서 멀어졌습니다.

 

 

 

 

지난 해 10월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앉아있는 리커창 총리(왼쪽). 한때 시 주석의 라이벌로 평가됐으나 시 주석의 권력이 절대화되며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왔다.(사진: 연합뉴스)

지난 해 10월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앉아있는 리커창 총리(왼쪽). 한때 시 주석의 라이벌로 평가됐으나 시 주석의 권력이 절대화되며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왔다.(사진: 연합뉴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이 리커창 총리와 달리 자신의 측근인 리창에게는 어느 정도 재량을 주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실제 중국 경제학계나 애널리스트들은 리창이 시 주석의 신임을 바탕으로 경제 분야에서 높은 자율성을 확보해 과감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개했습니다.

 

리창에게는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크게 뒷걸음질 친 중국 경제를 되살려야 하는 임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지방 정부 재정과 부동산 부실화 해결, 내수 진작, 국영기업과 민영기업의 조화로운 발전 등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제대로 일하려면 상당한 재량이 필요합니다.

 

 

 

 

■ 리창, 경제 발전 지역 정부 이끌며 민간·외국 기업들과 호흡 맞춰

 

그런데 리창에게는 시 주석의 신임 다음 가는 자산이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동력, 동남부 지방 정부들을 이끌며 민간 기업, 외국 기업들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입니다. 중국 경제계와 외국 기업인들은 이 점을 주목하며 그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리창은 상하이 당서기 시절 중국의 대표 창업자들과 자주 만났습니다. 텐센트, 바이두 등의 창업자들에 대한 존중도 공개적으로 내비쳤습니다. 2015년 미중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구글 등을 방문했습니다. 리창이 상하이를 이끌 때 테슬라 공장을 상하이에 유치했습니다.

 

 

 

상하이 테슬라 공장.(사진: 연합뉴스)

상하이 테슬라 공장.(사진: 연합뉴스)

 

 

 

 

리창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요구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지방 정부 간부들의 나태함을 비판하곤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복수의 지방 관리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상부의 권고에만 귀기울여서는 안된다는 말도 공공연히 했다고도 합니다.

 

 

 

 

■ 리창, 한국과도 인연…서울, 전라남도 등 방문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왼쪽)와 리창 당시 저장성 성장이 2015년 4월 저장성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사진: 전라남도)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왼쪽)와 리창 당시 저장성 성장이 2015년 4월 저장성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사진: 전라남도)

 

 

 

 

리창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2005년 저장성 당서기로 서울과 전라남도를 방문했을 때 수행했습니다. 2015년 저장성 성장일 때는 저장성을 방문한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와 회담을 갖고 전남도와 저장성의 교류 확대에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낙연 당시 지사가 리창 당시 성장에게 2005년 시 주석을 수행해 한국에 왔던 모습이 담긴 사진첩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리창은 관례에 따르면 전인대 후반부에 총리로 선출되고, 폐막 직후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향후 자신의 정책 추진 방향을 밝힐 전망입니다. 이 때 중국 경제에 대한 그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창은 전직 공무원인 부인과의 사이에 딸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성원

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조성원 기자의 기사 모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28 [양회] (연합 조준형) 中 양회 내일 개막…'당강정약'의 시진핑 3기 공식 출정식 ...[2023-03-03] viemysogno 2023.03.03
4127 (디지털타임스 박양수) "윤석열 정부, 몽유병 빠졌다"...중국, `미국의 볼모` 등 잇단 비판 ...[2023-03-03] viemysogno 2023.03.03
4126 (아시아경제 정현진) 서방 제재에도…러 하늘엔 아직 보잉·에어버스 비행기 뜬다 ...[2023-03-03] viemysogno 2023.03.03
4125 (서울경제 김광수) ‘자유무역항으로 급성장’ 하이난성, 홍콩 대체할까? [김광수의 中心잡기] ...[2023-03-03] viemysogno 2023.03.03
4124 (서울경제 김기혁) 삼성SDI, GM과 '5조 동맹'…美에 배터리 공장 짓는다 ...[2023-03-03] viemysogno 2023.03.03
4123 (연합 신창용) 그리스 열차충돌 사망자 57명으로 늘어…슬픔에서 분노로(종합) ...(2023-03-03) viemysogno 2023.03.04
4122 (뉴시스 박지현) '그리스 최악의 열차사고' 같은 선로서 열차 2대 정면충돌해 최소 40명 사망 [뉴시스Pic]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21 (뉴스1 우동명) [사진] 열차 사고 오하이오서 연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2023-02-23 뉴스) viemysogno 2023.03.04
4120 (TV조선 류주현) 美 오하이오 이어 미시간서 또다시 화물열차 탈선사고 ...(2023-02-17 뉴스) viemysogno 2023.03.04
4119 (뉴시스 차미례) EPA, 오하이오 열차사고 유독물 잔해처리 '중단 명령'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18 [Comment] (연합 정동철) 호주산 석탄·면화 중국 수출 재개…호·중 관계 개선 신호탄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17 (연합 조성흠) 러 용병기업 수장 "우크라 동부 바흐무트 사실상 포위" viemysogno 2023.03.04
4116 [IIS Opinion] 통계 농간 바이든. 그리고 처참히 무너지는 미국 사회. ...- (아시아경제 조유진) "옮길 화물이 없다" 빈컨테이너만 쌓여가는 美서부항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15 (중앙 고석현) 美, 당근인척 '족쇄' 내밀때…삼성·하이닉스 등 터뜨릴 中 폭탄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14 (Global Times) Economists predict China to set 2023 GDP growth target of above 5% as two sessions to kick off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 [양회] (KBS 조성원) [특파원 리포트] 중국 경제 구원투수 될까?…‘새 2인자’ 리창은 누구?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12 [IIS Opinion] 서양 가짜뉴스 고발합니다 ...-(뉴시스 이인준) 삼성, 인텔 꺾고 반도체 1위…SK하닉, 퀄컴에 4위로 밀려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11 (스푸트니크 일리아 츠카노프) G20 라운드 업 : 새로운 지불 시스템, 공급망은 남반구에 대한 서구의 장악력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2023-03-04 뉴스) viemysogno 2023.03.04
4110 (연합 김영현) 인도, '우즈벡 아동 감기약 사망' 연관 제약사 직원 3명 체포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4109 [양회] (Global Times 투 레이) NPC 대변인, 아프리카의 '중국 부채 함정'에 대한 서방의 주장 반박 ...[2023-03-04] viemysogno 2023.03.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279 Next
/ 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