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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차라리 휴직하겠다"…세종·대덕 '사천 포비아'

 

 

 

41분 전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지금 세종시 관가나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사천 공포증'이 일고 있다."

 

지난달 정부 한 부처 공무원의 말이다. 정부가 '경남 사천 입지'를 못 박은 채 우주항공청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주항공청에서 일해야 할 공무원ㆍ연구원들 처지에선 서울·세종에서 4~5시간 이상 걸리는데다 정주 여건이 열악한 사천에 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과학을읽다]"차라리 휴직하겠다"…세종·대덕 '사천 포비아'

[과학을읽다]"차라리 휴직하겠다"…세종·대덕 '사천 포비아'

© 제공: 아시아경제

 

 

 

정부는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보름간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입법 예고해 대국민 의견 수렴 중이다. 5월 국회에 제출해 연내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조직 규모나 인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 통과 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세부 사항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차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청장-1차장ㆍ1본부장 체제라는 윤곽만 나와 있다. 다른 부처들을 감안할 때 약 200명 안팎의 규모로 출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우주개발진흥법,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을 소관하게 돼 기존 정부 부처 중 과기정통부의 우주기술과, 산업통상자원부의 기계로봇항공과 인력들이 일단 우주항공청 소속으로 전환된다. 관가에서는 200명 중 100명은 기존 공무원으로, 나머지 100명은 연구개발(R&D)을 담당한 임기제 공무원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해당 부처의 관련 공무원들과 합류 대상으로 거론되는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선뜻 우주항공청에 지원하려는 이들이 나올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일단 워낙 거리가 멀다. 서울에서 KTX를 이용해도 5시간 가량 걸리고 세종에서도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부산 김해공항에서도 1시간30분~2시간은 잡아야 한다. 누리호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전남 고흥군)를 가려 해도 차량으로 2시간이 넘게 걸리고 대중교통으론 10시간 가까기 가야 한다. 또 학교나 주택ㆍ쇼핑ㆍ문화시설 등 다른 정주 여건도 문제다. 정부가 특별법 3조 2항에 지자체ㆍ정부의 '정주 여건 개선 노력'을 의무화하긴 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2022년 초 법이 개정돼 세종시 이전 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아파트 특별 공급이 폐지된 상황이다. 정주 여건에 대한 불안울 키우는 요소다. 정부가 내세운 '연봉 2~3억원 이상'이라는 파격적 대우도 R&D 담당 임기제 공무원만 해당될 뿐 일반 공무원들은 다른 부처와 처우가 동일하다.

 

과기정통부나 산업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푸념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20년 말 세종시에 내려 온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은 불만이 더 크다. 이전 대상에 포함된 부서의 공무원들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개청하기 전에 자리를 옮겨 세종시에 잔류하기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사들에게 "만약 우주항공청으로 발령낼 거면 미리 알려달라. 그 전에 휴직하겠다"거나 "피치 못하게 사천으로 가야 한다면 승진이라도 시켜달라"는 사람들까지 있다는 전언이다. 과기정통부 한 직원은 "아직 세부 사항과 이전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소 수십명이 옮겨 가야 할 것"면서 ""2년전에 세종시로 내와 겨우 자리를 잡았고, 아파트 특공이 폐지돼 전세를 전전하는 이들이 많은데 또 다시 짐을 싸서 사천으로 내려 가고 싶어하는 직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의 불만도 높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1970년대 대전에 대덕연구단지가 생길 때에도 해외 인재 유치가 어렵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었고 KTX가 개통되는 등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그런 말이 나온다"면서 "우주항공 연구ㆍ개발이나 정책기능이 집중된 대전ㆍ세종시가 아니라 생산ㆍ조립지인 사천에 우주항공청을 두는 것은 머리를 떼어 손 발에 갖다 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천 설치를 강행하는 것은 정치가 연구를 지배하게 되는 꼴"이라는 비판이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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