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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경기 하강 가속화…대내외 여건 그대로면 경착륙”
입력2023-03-05 11:00:26 수정 2023.03.05 11:00:26
조지원 기자
연착륙·경착륙 갈림길에 선 韓경제
정책 대응 실기하면 내년까지 침체
美·中 수출 회복과 최종금리에 달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역성장에 진입한 가운데 언제쯤 침체에서 회복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경제 성장 속도가 급감하는 국면에 놓인 만큼 수출·소비 등을 좌우할 대내외 여건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가 이어지는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3년 1분기)’ 자료를 통해 “1분기 한국 경제는 수출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내수 활력이 약화되면서 경제 성장 속도가 급감하는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먼저 수출 경기는 품목으로는 반도체, 지역으로는 중국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2월 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2.5%나 급감했다. 대중(對中) 수출도 24.2% 줄어들면서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내수시장도 소비 부문을 중심으로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빠르게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경제 성장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연구원은 현재 한국 경제가 연착륙과 경착륙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연착륙은 상반기까지 부정적 경제 여건 충격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하강하지만 적절한 정책 대응으로 하반기 반등 전환점이 마련돼 회복하는 경로다. 반대로 경착륙은 정책 대응 실기로 연중 경기가 하강해 내년 상반기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다.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수출 경기 회복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성장 동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는 시장금리 변화다. 고금리로 인한 자금 경색이 실물 경기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는 만큼 시장금리가 소폭 하향 안정돼야 가계와 기업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최종금리 수준이 결정되면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하락했던 만큼 이후 유동성 경색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는 핵심 구매력 원천인 고용시장 냉각 가능성이다. 이미 실질 구매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소득마저 줄어들면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상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실업자도 늘어나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정책의 중심을 ‘물가 안정’보다 ‘성장 강화’에 두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경기진작’ 기조로 선회해야 한다”라며 “특히 통화정책은 실물경제 회복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는 최종의 중립적 경로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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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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