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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부자’ 남미, OPEC 같은 카르텔 만든다

 

 

 

서유근 기자

별 스토리 • 17시간 전

 

 

 

 

“중남미에 리튬 협의기구를 만들겠다. 이 기구는 중동의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모델로 한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광물탐사개발협회(PDAC)’ 연차총회. 행사 첫날 페르난다 아빌라 아르헨티나 광물부 차관은 볼리비아·칠레·브라질 등 ‘남미의 리튬 부국(富國)들’과 함께 결성할 협의체를 소개했다. 아르헨티나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전략적 가치와 생산량·가격을 조절하는 협의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광업전문매체 마이닝닷컴 등에 따르면, 각국에서 리튬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 세계 리튬 매장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남미 국가들이 ‘자원 카르텔’을 만들려는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는 리튬 협의기구 결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중남미 국가들은 이 기구를 통해 리튬의 생산·가공은 물론 배터리와 전기차 제조까지 생산 전 과정을 지역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빌라 아르헨티나 광물부 차관은 PDAC 총회에서 “아르헨티나와 칠레, 볼리비아, 브라질 등이 중남미 지역에서 채굴된 리튬을 배터리 원료로 가공하고, 배터리, 전기차 제조를 시작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말했다.

 

 

 

 

국가별 리튬 매장량(2022년)

 

국가별 리튬 매장량(2022년)

© 제공: 조선일보

 

 

 

지난 1월 미국 지질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20여 국에 존재하는 리튬 매장량은 9800만t(2022년 기준)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31만t(56.4%)이 중남미에 묻힌 것으로 나타났다. 볼리비아의 매장량이 2100만t으로 가장 많고, 아르헨티나(2000만t)·칠레(1100만t)가 2·3위다. 멕시코(170만t)와 페루(88만t), 브라질(73만t)도 매장량이 적지 않다.

 

 

 

 

남미 이외 지역에서는 미국(1200만t), 호주(790만t), 중국(680만t), 유럽(592만t) 등 순이다. 앞으로 폭증할 리튬 수요를 감안하면 중남미 리튬 협의기구가 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남미 지역은 리튬 매장량이 많음에도 기술 부족 등으로 생산과 가공이 모두 부진해 보유한 매장량에 걸맞은 영향력을 누리지 못해 왔다. 지난해 리튬 생산 규모에서 호주(47%)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한 칠레(30%)를 제외하면, 남미 대부분 국가의 리튬 생산 비율은 각각 5%를 넘지 못했다. 특히 리튬 가공 분야에서는 중국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며 압도하는 형국이다. 전 세계 리튬 처리 시설의 75%가 있는 중국이 사실상 글로벌 리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남미 국가들은 리튬 협의기구 결성을 서두르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리튬 탐사와 생산뿐 아니라 가공과 신기술에 관해 서로 돕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중남미 국가들이 자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고부가가치 활동으로 전환, 경제를 성장시키고 소득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의지와 기술적 변화, 지정학적 긴장이 이들의 시도를 촉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 심화에 대한 우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남미가 독자적인 기구를 만들려는 흐름이 더 힘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중남미 맹주’를 자처하며 남미 국가 간 결속을 중시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집권한 것도 협의기구 형성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남미의 기술 수준이 높지 않고 국가 간 이해가 달라 단기간 내에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구가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미의 양대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과거 완성차 업체를 보유했지만, 현재 내수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장악하고 있고, 리튬 소재 배터리를 제조해 상용화할 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주요 7국(G7)을 중심으로 리튬 등 핵심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구매자 클럽’ 결성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미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일본·영국 등과 리튬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무역 협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매자 클럽은 리튬을 포함한 중요 광물에 안정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주요국 간 자원 입찰 경쟁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G7 중심으로 구매자 클럽을 구성한 뒤 주요 광물 수출국과 협정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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