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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국방장관, ‘흑해 충돌’ 관련 통화… “소통 매우 중요”
김동현 기자
별 스토리 • 6시간 전
지난 14일(현지 시각) 크림반도 서쪽 흑해 상공에서 비행하던 미국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양국 국방장관이 전화 통화를 갖고 서로 입장을 교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 시각) 워싱턴 펜타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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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5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떠한 잠재적인 긴장 고조 가능성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 때문에 의사소통의 선을 열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잘못된 계산을 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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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도 쇼이구 장관이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오스틴 장관과 통화했다고 발표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는 흑해 특정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분쟁 기간 어떠한 항공기 운항도 금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면서도, “두 강대국 간 대립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와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한 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 번째로, 마지막 통화는 지난해 10월 21일이었다. AP통신은 “그간 러시아 관리들은 미국 측 전화 요청을 자주 거부해 왔다”며, “(그럼에도) 양국 국방장관이 이번 사건 직후 통화를 가졌다는 건 미국과 러시아 모두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문제가 더 확대돼선 안 된다는 생각을 공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국제법이 허락하는 한 어떠한 국가도 미국이 비행과 작전을 수행할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러시아는 전투기를 안전하게 운행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같은 날 회견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우리는 (미군 무인기를 추락시킨) 러시아 전투기의 공격적인 행위가 의도적이었음을 알고 있다”며 “매우 위험하고 전문적이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밀리 합참의장은 “충돌 자체가 고의였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