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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보수 성향 주지사들과 “反ESG 운동 펼치겠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별 스토리 • 1시간 전
2024년 미국 차기 대선에서 유력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가 미국 내 보수 성향 주지사들과 연합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경제 의제 중 하나인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이념에 대한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ESG는 기업 경영에서 친환경, 남녀평등, 기업의 지배 구조 건전성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평가하는 지표로 쓰인다.
ESG를 장려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가 온갖 불합리한 규제를 덧씌워 미국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결국 미 국민들의 가계도 위협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AP 연합뉴스
© 제공: 조선일보
디샌티스 주지사실은 16일(현지 시각) 보도 자료를 내고 “바이든 행정부의 ‘ESG 사기극’에 맞서 싸우기 위해 플로리다주는 (보수 성향 주지사들이 이끄는) 18주(州)와 동맹을 맺었다”며 “디샌티스 주지사가 제안해 이뤄진 공동성명에서 총 19주는 미국 경제의 활력과 미국인의 경제적 자유를 위협하는 ESG 운동에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앞서 2021년 바이든 행정부는 퇴직연금 운용사가 투자 설계를 할 때 ‘수급자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제하에 기후변화 등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노동부의 행정규칙을 개정했다. 전임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재무 이익 최우선’이란 투자 목표를 폐기하고 자산운용사가 사회적 가치를 적극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새 행정규칙이 퇴직연금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지난 1일 미국 상원은 이 노동부의 행정규칙을 백지화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날 하원도 같은 안을 가결했다. 미국에선 양원에서 과반 의결을 거쳐 정부 행정규칙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에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실제 이를 행사할 경우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번째 거부권’이 된다.
ESG 문제에 대한 디샌티스의 공격은 문화 이슈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 미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디샌티스는 이날 ‘ESG에서 플로리다 주민을 보호하는 법안’을
발표했는데 “대형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총기 소유나 국경 보안 문제 등 개인의 종교·정치 또는 사회적 신념을 근거로 고객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첫 번째로 들어갔다.
미 언론들은 “낙태, 동성애, 총기 규제, 불법 이민 등을 두고 민주당과 충돌하면서 ‘보수 진영의 투사’로 나선 디샌티스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문제에서도 각을 세우면서
‘문화 전쟁(culture war)’의 전선(戰線)을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