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10초내로 생활관 복귀하라”… 공군 훈련병들 수백명 뒤엉켜 넘어져 '아찔'
입력 : 2023-04-03 14:58:25 수정 : 2023-04-03 16:51:18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공군 측 “유사 사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2월 서울역 대합실의 한 군인. 뉴스1
공군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들에게 무리한 명령을 내려 수백명이 뒤엉켜 넘어지면서 훈련병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고, 이 명령을 내린 소대장은 업무에게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공군교육사령부에 따르면 경남 진주시 공군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 845기 3대대 훈련병들 1400명은 지난달 1일 연병장에서 훈련을 받던 중 한 소대장으로부터 “생활관으로 10초내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해당 소대장은 유격 훈련 도중 훈련병들의 군기가 빠졌다고 판단해 이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연병장과 생활관까진 100m정도 되는 거리였기에 훈려병들은 전력질주했고 이로 인해 수백명이 뒤엉켜 넘어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대대의 4개 중대 중 3중대 380여명이 먼저 10초 복귀를 했고 실패한 훈련병들은 얼차려를 받았다.
이를 지켜본 1, 2, 4 중대 훈련병들은 얼차려를 받지 않기 위해 전력 질주했고 생활관 내 좁은 계단에서 수백명이 뒤엉켜 넘어졌다고 한다. 이 사고로 훈련병 7명이 타박상, 어깨 탈골, 치아 마모 등의 부상을 입고 치료 받았다.
물론 군대 훈련은 엄격하고 진지하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지난해 이태원 참사 압사 사고가 나면서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세상을 떠난 것을 생각하면 다른 식으로 군기를 잡는 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시 묻힐뻔했던 이 사고는 공군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공군갤러리에 훈련병들의 비판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이같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2일 해당 소대장 A씨는 강당에서 훈련병들을 모아두고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소대장 훈육업무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부상자들을 비롯한 3대대 훈련병들은 지난달 17일 기본군사훈련을 정상 수료하고 특기 교육을 받고 있다.
공군 측은 “845기 훈육 과정에서 훈육관의 안전 부주의로 일부 훈련병들이 부상을 입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올바른 훈육문화 간담회를 개최해 모든 훈육 요원들에게 교육했으며 향후 훈육 요원들의 안전의식을 더욱 높이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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