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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끊긴 현대차 美서 후진 [FN 모빌리티]
조은효
별 스토리 • 2시간 전
전기차 보조금 끊긴 현대차 美서 후진 [FN 모빌리티]
전기차 보조금 끊긴 현대차 美서 후진 [FN 모빌리티]
©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기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충격과 미국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의 '이중 악재'를 맞이하면서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가격만이 해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2025년 상반기로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조기완공 외에 테슬라발 가격전쟁에 적극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3월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내연기관차)의 선전 속에 미국에서 월간 판매실적 최고(전년동월비 27% 증가)를 기록했으나, 전기차 판매실적은 14.1% 감소했다.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전년동월비 22% 판매가 줄었다. 기아 EV6는 무려 68%나 급감했다. 두 차종 모두 지난해 8월 미국 IRA 시행 이후 대당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약 9800만원·세액공제)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연말까지만 해도 IRA 시행 전 선주문한 차량이 많았으나 올 1·4분기로 넘어가면서 보조금에 따른 가격요인이 본격화된 것이다.
게다가 당장 오는 18일부터 IRA 배터리 광물·부품 세부시행규칙 시행으로 인해 당초 IRA 보조금 대상이었던 GV70(미국 앨라배마공장 생산)조차 배터리 요건 불충족으로 인해 다시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하게 됐다.
현대차그룹 측은 2025년 상반기로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공장 완공시점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길 계획이나 문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가격경쟁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미국 테슬라는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겨냥한 중국시장 가격인하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했다. 전통 완성차업체들(현대차 영업이익률 6.9%)은 현실적으로 '넘볼 수 없는' 15%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최대 무기다. 테슬라는 연초 미국시장에서 20%가량 차 가격을 떨어뜨렸다. 고급차종인 모델S와 모델X 가격을 5000달러에서 많게는 1만달러까지 내린 것이다.
보조금 변수만 가지고선 절대적으로 가격경쟁이 어려운 구조다. 가격인하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의 올해 1·4분기 글로벌 판매대수(인도기준)는 전년동기비 36% 늘어난 42만2875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비용절감→단가인하→판매증가→추가 비용절감'의 선순환구조를 사실상 구축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IRA는 상업용 리스나 현지 공장 등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격뿐 아니라 금융 프로그램까지도 함께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해, 현재로선 판매 인센티브 정책 시행에 신중한 모습이다. SUV등 고가의 내연기관차들의 판매 활약으로,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설 여력은 갖춰진 상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현대차가 가격 정책을 쓰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초기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