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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직후 美 마이크론 제재한 中…“보복의 시작일 수도” 우려도
이다해 기자
2023-05-22 14:09 국제 폰트 키우기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뉴시스
중국이 세계 3위이자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제품에 대해 사이버 보안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사실상의 제재 조치인 '제품 구매 금지'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 다른 기업들로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21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안보 심사 결과 비교적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문제가 존재했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구매 금지 조치를 내린 겁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회사를 상대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CAC는 마이크론 제품이 중국의 핵심 정보 인프라 공급망에 중대한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했지만 어떻게 위험한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조치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발표된 것이어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공동 행동을 의식한 중국의 보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G7 정상들은 공동 성명에서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서 해양 진출 움직임을 강화하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힘이나 강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강력히 반대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만 침공과 티베트, 신장 지역 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에도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 분야가 국가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주요 싸움터가 되어왔다며 중국의 제재 조치가 '기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이번 조치가 보복의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근무 경험이 있는 미연방수사국(FBI) 요원 등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는) 정치적 조치이며 어떤 기업이든 본보기를 위한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퀄컴, 브로드컴, 인텔 등 다른 미국 기업들도 향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론 측은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의 검토 결과를 평가 중이며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면서 "중국 당국과 논의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다해 기자
cand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