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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비만 1위 중국, 한국의 山이 치료제
박호연 피트니스 한의원 원장
입력 2023.05.25 07:05
[한의사 박호연의 산행처방] 한국 산은 비만 치료제
2021년 중국 가계 희망 소비 분야 설문조사 결과 [자료 : KOTRA 해외시장뉴스]
2023년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의 외국인 환자 유입은 90% 이상 줄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다시 국가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와 의료관광 활성화에 대한 시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전통적인 의료관광 강국으로는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이 있습니다. 태국의 의료관광하면 ‘성전환 수술’만 떠올리지만 아시아 의료관광객 중 80% 이상이 태국, 싱가포르, 인도를 찾습니다. 사람들이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아시아의 선진국이 아닌 위의 국가들을 찾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과 뛰어난 의료기술도 있지만 스파, 전통 마사지 등 강력한 웰빙 관광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의 서울 산 인지도 [자료 : 서울관광재단]
외국인들의 서울 등산 관광 의향 [자료 : 서울관광재단]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이전까지 K-뷰티, 한류 등을 콘텐츠로 피부, 성형 위주의 의료관광이 성장세였습니다. 201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환자는 국가별로 중국 40%, 일본 22%, 미국 9% 순이었습니다. 진료 분야는 역시 성형피부가 63.9%로 가장 높았고, 내과 10.2%, 한방 7.1%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의료관광 대상국 1위는 중국이며, 코로나 전후로 중국의 희망 소비 분야가 달라진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소비 비중은 관광여행, 건강 등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뷰티미용보다 피트니스/건강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비만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며, 비만인구 증가 속도 역시 매우 빠릅니다. 중국 위생계획생육위원회가 발표한 ‘중국인 영양 및 만성병 보고서’에서도 비만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재활의료산업 발전목표를 살펴보면 인구노령화에 따라 중국은 재활, 운동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운동재활 쪽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용, 성형외과에 이어 코로나 이후 재활, 피트니스, 비만은 중국에서 주목하는 의료서비스입니다.
한국적인 콘텐츠이면서 재활, 피트니스, 비만에 직결되는 해답을 등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접근가능한 산은 무척 특수한 서울만의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서울 같은 대도시 한가운데에 관악산, 북한산 같은 명산이 있다는 것은 특이하고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서울관광재단은 외국인 1,0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등산 관광 의향을 조사한 결과, 82.8%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고 전체 응답자의 67.9%가 서울 도심에 산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서울도심 등산관광센터는 2023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을 ‘서울의 산’이라는 테마를 통해 부흥하고자 최근에 시작된 플랫폼입니다. 북한산국립공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관악산 치유의 숲 역시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선 관악산을 의료관광 콘텐츠로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저희 한의원은 관악산 근처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재활, 다이어트, 운동을 위해 찾아오는 환자분들에게 관악산 둘레길을 추천하곤 합니다.
한번은 캐나다인 환자와 함께 의료관광 콘텐츠로서 시험 삼아 관악산을 함께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는 도심 한가운데 등산코스가 있다는 점과 멋지게 랜드스케이핑된 등산로를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무엇보다 정상에서 먹는 시원한 오이의 상쾌함과, 등산을 마치고 산 아래서 다함께 먹는 건강한 한식의 맛과 정취를 특별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산은 그 경치는 물론 등산 문화면에서도 매력적인 한국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중국을 비롯한 이웃국가들 모두 보건, 건강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재활, 피트니스, 아웃도어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외국인 환자 또한 큰 폭으로 회복되고 있습니다. 한국 의료의 우수성은 이미 많은 세계인들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 역량이 의료관광상품으로 이어지는 데 등산이 매우 효과적인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도심 속 등산/트레킹은 의료, 재활, 운동, 웰빙 등과 같은 현대인이 관심 갖는 건강 콘텐츠를 강력한 한국관광 상품으로 엮어 주는 중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박호연 한의사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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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연 피트니스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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