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 지식정보센터

이슈와 토론

 

중앙일보

오피니언 사설

견제받지 않는 선관위의 민낯…뼈 깎는 개혁을 하라

 

입력 2023.05.29 00:10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강정현 기자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강정현 기자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딸 특혜 채용 의혹 동시 사퇴

고인 물 썩는 법, 헌법상 ‘독립 기구’ 지위가 독 돼서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초유의 위기에 몰렸다. 박찬진 사무총장(장관급)과 송봉섭 사무차장(차관급)이 22대 총선을 불과 11개월 앞두고 지난 25일 동시에 사퇴했다. 두 사람 자녀의 선관위 특혜채용 의혹이 중앙일보에 단독 보도된 지 보름 만이다. 박 총장과 송 차장의 딸은 광주광역시 남구청과 충남 보령시청의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각각 전남 선관위와 충북 단양 선관위의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모두 “아빠 찬스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선관위는 전임 사무총장 역시 지난해 아들 채용 의혹에 휘말린 끝에 사퇴한 전례가 있다. 감사원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외부인이 참여하는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5급 이상 간부 전원이 대상인 전수조사도 병행한다.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치부를 도려내고,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다. 하지만 최근 선관위가 보여주는 모습들에선 견제받지 않는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적나라한 사례들이 망라돼 있다. 지난해 3월 대선 사전투표 당시의 ‘소쿠리 투표’에 온 국민이 경악했지만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라며 감사원의 직무 감사를 거부했다. 북한 해킹 위협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보안점검 권고까지 마찬가지 이유로 거부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무엇이든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간섭 말라”는 태도로 벽을 쌓았고, 결국 고인 물이 부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말았다.

 

정치적 중립성의 문제도 있다. ‘헌법상 독립기관’이란 지위가 도리어 중립성 훼손의 방패로만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다. 헌법상 선관위원 9명은 대통령 임명 3인, 국회 선출 3인, 대법원장 지명 3인으로 구성된다. 당시의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선관위원 구성의 중립성이 영향을 받고, 여기에 선관위 내부 출신 ‘늘공’들까지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선거 캠프 특보 출신을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해 중립성 훼손을 자초했다. 민주당 출신 박원순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치러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당과 여성단체가 걸려던 ‘내로남불’ ‘보궐선거 왜 하죠?’ 현수막을 선관위가 막아선 것도 논란을 불렀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선거 관리 조직의 청렴성과 신뢰성, 공정성의 훼손은 국가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다. 이번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선관위 구성원들은 물론 여야 정치권과 학계가 머리를 맞대 관련 법 개정 등 선관위 개혁 방안을 치열하게 숙고할 필요가 있다. 30년 넘게 ‘내부 승진’이 이뤄져 온 사무총장직에 정치권과 무관한 외부 인사를 발탁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이 선관위에 대해 품고 있는 의심을 거둘 수 있도록 근본적 해결책을 논의할 때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9 (글로벌타임스) 대영 박물관은 중국 문화 유물을 무료로 반환해야합니다: 글로벌 타임즈 사설 ...[2023-08-28] viemysogno 2023.08.28
328 (유튜브 MBCNEWS) [오늘 이 뉴스] 독립 영웅을.."오버해도 너무 오버" 홍준표도 이준석도 '절레절레' (2023.08.27/MBC뉴스) ...[2023-08-27] viemysogno 2023.08.27
327 (유튜브 여의도 재건축 조합) (모델하우스) 'HTTPS, 카톡 검열', 성인이 성인물을 보는 것이 잘못입니까? ...[2023-08-26] viemysogno 2023.08.26
326 (디지털타임스 이미연) 원희룡 "부동산 폭등과 내로남불로 문정부 몰락" ...[2023-08-24] viemysogno 2023.08.24
325 (유튜브 장예찬TV) 장예찬, "이화영 전 부지사의 배우자 뿐만 아니라 그와 통화한 박찬대 의원 등도 결국 수사를 통해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장예찬TV] #shorts ...[2023-08-23] viemysogno 2023.08.23
324 (동아일보 송치훈) 한밤중 대학로서 흉기 들고 괴성 60대…1015명이 선처 탄원 왜? ...[2023-08-22] viemysogno 2023.08.22
323 =추천= (유튜브 여의도 재건축 조합) [모델하우스] 교도소 인터넷, 허용해야 하는가? ...[2023-08-15] viemysogno 2023.08.15
322 (유튜브 디펜스 로이어) 경찰 조사받을 때, 6가지는 반드시 알고 갑시다! ...[2023-08-14] viemysogno 2023.08.14
321 (조선일보 원선우) 조국 비판 두 문장에… 개딸 “김훈 책 버리겠다” 총공격 ...[2023-08-12] viemysogno 2023.08.12
320 (유튜브 쇼츠 정치맛집 김기현TV) "'세금방만(稅放金) 돈버리기 대회’로 만든 장본인들, 반드시 책임 물어야 마땅합니다!" #국민의힘 ...[2023-08-11] viemysogno 2023.08.11
319 (유튜브 정치맛집 김기현TV) 가짜뉴스는 포용의 대상이 아니라 척결해야 할 공공의 적!!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2023-07-21] viemysogno 2023.07.21
318 (뉴스1 박태훈) "홍준표, 폭우에 골프 제정신이냐"→ 洪 "주말은 내 자유, 트집 잡지 마" ...[2023-07-17] viemysogno 2023.07.17
317 =추천= (중앙일보 한지혜) "관계정립 않고 왜 성관계 했나"…'황의조 폭로女' 저격한 정치권 ...[2023-06-27] viemysogno 2023.06.27
316 (페이스북 장예찬) (조국 전 장관의 출마 예견에 대한 논평) "민주당이 제발로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지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습니다" ...[2023-06-12] viemysogno 2023.06.12
315 (페이스북 이준석) 이래경 혁신위원장 사태와 권칠승 의원의 발언 비판, 그리고 김병기 의원을 추천하는 글 [2023-06-06] viemysogno 2023.06.06
314 (중앙일보 최민우) '29㎝정글도' 든 장면 쏙 뺐다…공영방송 '거짓선동' 안 먹힌 이유 ...[2023-06-06] viemysogno 2023.06.06
» (중앙일보 사설) 견제받지 않는 선관위의 민낯…뼈 깎는 개혁을 하라 ...[2023-05-29] viemysogno 2023.05.29
312 (고공행진- 천하람) 방어권을 최대로 행사할 자유와 정순신 (천하람) ...[2023-05-23] viemysogno 2023.05.23
311 =추천= (디지털타임스 한기호) [한기호의 정치박박] `민주주의`가 반문명·극단 진영논리 포장지인가 ...[2023-05-22] viemysogno 2023.05.22
310 (유튜브 - 윤석열) [LIVE] 한일 정상,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공동참배 ...[2023-05-21] viemysogno 2023.05.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