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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난 서방 탱크…우크라軍 언제, 어디까지 지원해야 하나 고심 [월드뷰]

 

 

권윤희 기자

입력2023.06.17. 오전 11:07  수정2023.06.17. 오전 11:12 기사원문

 

 

 

바흐무트전으로 우크라군 전력 소모 강요

자국군 전력 보전한 러시아, 최전선 저항

곳곳서 레오파르트2 탱크·브래들리 장갑차 파손

美, 방산 지출 증대 법안 의회서 제동…유럽도 위기감

나토, 공동조달 방침 담은 ‘액션플랜’ 준비 중

 

 

열흘가량 계속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러시아가 예상보다 강하게 맞서고 있다.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 죄수 용병을 동원, 바흐무트에서 10개월간 ‘고기 분쇄전’을 벌이며 우크라이나에는 전투 병력 및 자원 소모를 강요하고 동시에 자국군 전력을 보전한 결과다. 이에 따라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언제, 어디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서방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전선에서 독일제 레오파르트-2A6, 미국제 M2 브래들리 장갑차 등 서방 탱크 여러 대를 파괴했다며 관련 사진을 배포했다. 2023.6.10 러시아 국방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에 걸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의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포탄과 탄약 등 재고 보충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각국의 방위산업계가 이를 뒤따라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부각된다.

 

16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대반격 초반 서방에서 제공받은 독일제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2, 미국제 M2 브래들리 장갑차 여러대가 전선에서 파괴된 모습의 사진과 영상이 유포되면서 이같은 불안감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전선에서 독일제 레오파르트-2A6, 미국제 M2 브래들리 장갑차 등 서방 탱크 여러 대를 파괴했다며 관련 사진을 배포했다. 2023.6.10 러시아 국방부

 

 

 

실제로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은 이번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산업계가 이번 전쟁 관련한 수요를 맞추기에 허덕이는 상황을 두고 군 지휘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머스 장관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배운 교훈은 바로 미국의 산업기반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일종의 경종”이라며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경우 냉전 종식 이후 여러해에 걸쳐 국방비 예산이 삭감돼왔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는 유럽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까지 군사력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만 해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같은 소형 대장갑 무기 정도가 건너갔다면, 지금은 각종 미사일과 주력전차는 물론 현대식 전투기인 F-16 조종법까지 익히는 수준으로 요구 목록이 방대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전쟁 수행능력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국방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보다 더 방산 기반에 손을 대고 있다”며 “가을철 반격으로 이런 상황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우구스트도르프 소재 독일연방방위군 203 기갑부대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참관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인도될 레오파르트-2A6 전차 시연이 열리고 있다. 레오파르트-2A6은 독일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2의 최신 개량형이다. 2023.2.1 AP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무기·군수품 생산업체 중 하나인 독일 라인메탈AG 직원이 독일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 개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3.6.6 EPA 연합뉴스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달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전망인 새로운 ‘국방생산 행동계획’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마련된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 행동계획과 관련해 “더 대규모의 공동 조달을 촉진하고, 나토 동맹국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이런 계획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응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국방 투자와 관련, 유럽 내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성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리티코는 “미 육군은 준비태세를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전투차량을 차출할 수 있지만, 전쟁에 국방력 상당 부분을 급히 투입한 유럽 동맹국들은 점점 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미국에서도 방산 역량을 높여 무기 공급 ‘병목현상’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의 법안이 야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모습이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사이에 장기적인 대결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으로서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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