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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만 무서운게 아니다…지갑 닫히게한 '집콕' 세가지 이유

 

 

김기환 기자

입력2023.08.06. 오후 3:46  수정2023.08.06. 오후 4:01 기사원문

 

 

 

6일 오전 서울 강남역에서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원이 순찰을 하고 있다. 뉴스1

 

직장인 김모(42)씨는 6일 예정한 가족 모임을 결국 취소했다. 최근 ‘칼부림 테러’ 소식이 이어지면서다. 마침 모임 장소인 서울 잠실역이 칼부림 예고 글에서 범행 장소로 지목되자 혹시나 하는 불길한 느낌이 커졌다. 김씨는 "오랜만에 애들과 함께 부모님을 뵙는 자리였는데, 부모님께서도 칼부림 테러 때문에 사람 많은 곳에서 만나기 부담스럽다고 하시더라"며 "집 밖으로 나가기 두려울 정도로 무더운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지만, 내수(국내 소비) 상황판에 줄줄이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8월 오프라인 소비가 예상보다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폭염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최고기온·체감온도가 35도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도 외출이나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나가서 돈을 쓰는 대신 ‘집콕’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깃집 대표는 “가게 밖에 내놨던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 들여놨다”며 “한동안 긴 장마로 장사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폭염으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음식점 등이 밀집한 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의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도 변수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반년 만에 5만 명대로 올라섰다. 질병청은 이달 중순 확진자가 일평균 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가뜩이나 무더위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데 에어컨을 가동하는 경우가 늘면서다. 일명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활동량이 많고, 외출이 잦은 젊은 층에 비해 (코로나19 재확산이) 어르신 등 취약계층이 외출이나 외식 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엔 칼부림 테러 위협까지 겹쳤다.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서울 잠실역 롯데백화점 맞은편엔 장갑차까지 등장했다. 방검복을 입고 소총으로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가 선글라스를 쓴 채 거리를 오갔다. 현장에서 만난 이모(36)씨는 “총을 든 경찰이 돌아다니는데 쇼핑하려니 든든하면서도 으스스했다”며 "예전에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충동구매를 하기도 했는데, 오늘은 딱 필요한 것만 사고 집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휴대전화 가게 점원은 “테러 위협 지역으로 언급된 곳인데 아무래도 꺼림칙하지 않겠느냐”며 “손님이 평소 토요일보다 한산하다”고 말했다.

 

주요 부문 성장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당초 8월 휴가철 국내 소비는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에 저조하고 하반기에 반등)’ 경제 전망으로 넘어가는 3분기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지난 2분기에 1분기 대비 0.1% 줄었다. 1분기엔 소비가 전 분기 대비 0.6% 성장하며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그마저 사라졌다. 일명 ‘보복 소비’ 효과마저 시들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름 휴가철 보복 소비에 따른 3분기 내수 반등을 기대했지만 최근 기상 악화와 해외여행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개선 강도가 미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유일한 버팀목인 소비마저 가라앉을 경우 경제의 성장 엔진이 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폭염이나 사건·사고 같은 외부 요인은 어쩔 수 없더라도 급등한 채소류 물가, 관광지 물가부터 안정시켜 소비의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의미있고, 깊이있는 경제 기사와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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