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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바꾼 한반도 과일지도

 

 

김희량·전새날 기자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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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바꾼 한반도 과일지도

© 제공: 헤럴드경제

 

 

이제는 패션프루트를 동남아 과일이라고 하면 ‘절반의 사실’이 될 수 있다. 한국산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경남 산청에서는 열대과일 대표 주자인 백향과(패션프루트)가 처음으로 수확됐다. 사실 백향과는 전남 고흥·담양, 경남 하동, 제주 등에서 이미 재배될 만큼 우리의 과일로 변모하고 있다.

 

한여름에 폭염과 호우특보가 동시에 내리는 ‘도깨비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내 과일지도가 변하고 있다.

 

높은 위도에 추운 날씨로 열대식물 재배를 엄두도 못 냈던 강원 양구 지역에서는 현재 70~80여 개 농가가 10여 년 전부터 멜론 농사를 하고 있다. 오히려 농가의 고민은 여름 기온이 너무 높아지는 것이다. 양구에서 멜론을 키우는 송원휘(59) 유정농장 대표는 “아무리 열대식물이라도 35도를 넘으면 못 견디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썩어버릴 수 있다”며 “(기온이) 높을 땐 하우스 온도가 40~45도까지 올라간다. 이 때 환기나 천장 개폐로 열을 빼야지, 안 그럼 얘들(멜론)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농작물은 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재배 가능지역이 위도 상으로 81㎞가 올라가고 해발 고도는 154m가 높아진다.

 

한국의 6~8월 평균기온은 평년(1991년~2000년) 23.7도였는데 최근 10년 동안(2013년~2022년)에는 24.3도로 0.6도 올랐다. 이를 환산하면 10년 전보다 재배 가능지역이 48.6㎞ 북상하고 해발 고도는 92m 올라간 셈이다. 한 때 대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사과 재배지가 지금은 강원도로 북상했고 2070년에는 한반도에서 사과 재배적정지역이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산하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10% 수준인 한반도의 아열대 기후지역(2010년) 기준이 2080년에는 62.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열대과일 수요 증가와 높아진 평균 기온에 따라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늘어나고 있다. 단 아직은 대부분 시설재배 형태이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아열대작물 연구를 2008년부터 시작해 농가들에 한국 기후와 적절한 작물을 선발 및 보급하고 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아열대 과일 재배농가는 2021년 556가구로, 2017년 372가구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재배면적은 같은 해 기준 186.8㏊로 2017년(109.4㏊) 대비 70.7% 커졌다.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아열대 과일(2021년 기준)은 ▷망고(76.8㏊) ▷백향과(34.6ha) ▷바나나 (21.2ha) 순이었다. 망고는 2021년 기준 197개 농가에서 재배 중인데 제주도를 중심으로 충남 부여, 전남 영광, 경남 통영·함안 등에서 재배되고 있다. 제주 특산품으로 유명했던 한라봉은 이제충북 충주(탄금향), 전북 정읍, 전남 나주에서 생산된다. 파파야, 용과, 구아바 등도 재배면적이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도 과일 산지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친환경·유기농 특징을 가진 열대과일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경남 산청 재배 유기농 바나나를 판매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강원도 임계 지역 사과 산지 물량을 운영 중”이라며 “2021년 전후로는 충북 충주와 전남 나주의 한라봉을 판매를 시작했고 제주산 친환경 레몬 상품도 운영 중”이라고 했다.

 

마켓컬리도 강원 정선·양구 등의 사과 취급을 시작해 복숭아 등 강원 지역으로 재배지가 북상한 과일들의 거래처를 확대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생산량이 크진 않지만 경기 양평의 하우스감귤을 비롯해 영광의 홍망고, 경북 경주의 체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라간 기온과 더불어 기후 불안정성도 커지면서 농가의 고심도 만만치 않다. 농민 사이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생육에 대해 쓰는 영농일지가 무의미해졌다는 토로도 나온다.

 

송 대표는 “올해 멜론이 너무 빨라 자라 출하일을 앞당겼다”며 “8년 농사 중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실이 비대해지는 시기에 고온이 지속되면서 멜론이 빨리 성장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현희 국립원예특작과학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이번 여름처럼 10일 가까이 폭염이 지속되면 땅에서 나는 사과나무도 데임 현상을 겪는다”며 “너무 뜨겁지 않도록 온도 조절을 하느라 냉방비가 더 늘 수도 있다”고 했다.

 

 

김희량·전새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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