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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세계의 공장’ 역할 맡을 나라가 없다, 인플레 상시화 우려

 

 

홍준기 기자 별 스토리 •

2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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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에서 의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영국인 폴 노리스씨는 20대 신입 사원들이 사표를 내는 일이 잦아 고민이다. 임금을 제법 올려줘도 젊은 현지 직원들의 마음을 잡기 어렵다. 노리스씨뿐 아니라 중국·동남아시아에 생산 기지를 둔 많은 경영자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공장을 가동해 저렴한 가격의 물건을 각국에 공급하는 ‘생산 기지형 국가’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근년에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인건비·복지 비용이 크게 올랐고, 이런 영향으로 앞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나라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시적인 인플레이션이 이어져 인류가 물가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2019년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만달러를 돌파한 중국은 임금 수준이 꽤 높아져 이제는 해외 자본이 설립한 공장이 하나둘 철수하고 있다. 대안으로 주목받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도 선진국들의 기대만큼 저렴한 생산 기지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의 한 의류공장. /로이터=뉴스1

베트남의 한 의류공장. /로이터=뉴스1

© 제공: 조선일보

 

 

◇중국인 월급 9년 만에 114% 상승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대폭 오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중국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2012년 379.6달러에서 2021년 812.6달러로 114% 올랐다. 이제는 중국인을 고용할 때 100만원을 훌쩍 넘는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중국은 젊은 노동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어 인건비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중국의 합계출산율(2021년)은 1.2명에 그치고 있다. 또한 ‘귀한 자식’으로 대우받으며 자란 중국 청년들은 공장에서 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지난 6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21.3%에 달했는데도, 중국 제조업체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인구가 1억명에 근접해 중국의 대체재로 자주 언급되는 베트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공장 근무를 기피한다. 대신 배달 오토바이 기사로 일하는 것처럼 ‘긱 워커(gig worker·단기 근로자)’로 살아가는 쪽을 선호한다. ‘인구 대역전’의 저자인 영국 경제학자 마노즈 프라단은 WEEKLY BIZ에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중국과 베트남의 젊은 세대는 윗세대보다 한 단계 위의 삶의 질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그래픽=김의균

© 제공: 조선일보

 

 

◇인도·인니도 중국 대체 쉽지 않아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 역시 ‘글로벌 생산 기지’ 역할을 해내기에는 난관이 많다. 여전히 낮은 교육 수준과 열악한 인프라가 제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은 “인도의 인력 풀은 고등교육을 받고 IT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과 교육 수준이 매우 낮은 사람들로 양극화돼 있어 제조업에 적합한 정도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적다”고 했다. 안타라 할다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WEEKLY BIZ에 “인도의 성인 문자 해독률은 74%로 96~97%인 중국과 베트남보다 상당히 낮다”며 “인도는 전체 도로의 40%가 비포장도로일 정도로 인프라도 취약하다”고 했다.

 

게다가 인도 젊은이들은 제조업보다 IT업계로 진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노력이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인도 GDP에서 제조업 비율은 2010년 17%에서 지난해 13%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도 글로벌 기업이 생산 기지로 삼기에는 인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인도네시아 근로자의 57%는 최종 학력이 중학교 졸업 이하이며, 학교 교육 기간은 평균 7.8년에 그친다.

 

그래픽=김의균

그래픽=김의균

© 제공: 조선일보

 

 

◇‘제2의 중국’ 없으면 인플레 상시화

 

거대한 미국 시장과 인접한 멕시코도 ‘세계의 공장’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 홍성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멕시코는 아시아·유럽과의 연계가 상대적으로 낮고 미국·캐나다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 때문에 ‘전 세계를 위한 공장’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북미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은 멕시코의 임금 상승을 자극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USMCA는 자동차 제조 근로자 가운데 일정 비율이 최소 시급 16달러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북미 지역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조항인데, 멕시코의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교육 수준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지만,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며 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공장을 유지하기 어렵다.

 

주요국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과거 중국처럼 단일 국가에 생산 시설을 집중 배치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할다르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제조 시설이 집중됐을 때 발생하는 위험을 이미 지켜본 바 있다”며 “개발도상국들이 (산업 고도화와 거리가 먼) 중국이 하던 저임금 생산 기지 역할을 넘겨받으려고 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찰스 굿하트 런던정경대 명예교수는 WEEKLY BIZ에 “지난 30년간 서구 기업이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면서 상품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소비자물가가 연평균 1.5%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인구 구조 변동으로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저성장과 고물가의 조합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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