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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시장 흔드는 AI… 고성능 D램 주문 폭증에 삼성·SK하이닉스도 방긋
정문경 별 스토리 •
3시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 제공: 아시아투데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아시아투데이 정문경 기자 = '챗 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세계 서버 시장도 AI향 서버를 중심으로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델 등 세계 최대 서버 공급업체들이 AI용 서버에 대한 주문을 공격적으로 하면서 시스템온칩(SoC)으로 'DDR5'·'HBM' 등 고성능 D램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방긋 웃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델이 엔비디아에 가장 최신 칩인 'H100'을 구성으로한 AI 서버를 대량으로 주문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훈풍이 예상된다. 델이 대량 주문한 AI 서버 등을 구성하는 데에는 메인 프로세서 역할을 하는 보드와 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보드 등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다량의 DDR5·HBM 등이 탑재된다.
델의 AI 서버 재고는 올해 2만대에 도달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재고는 대부분 엔비디아의 H100과 A100 칩으로 구성된 제품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H100 구성 서버 가격은 1만달러(한화 약 1300만원), A100는 3000달러(400만원)를 넘어서는 고가"라며 "이를 2만대로 추산하면 금액은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엔비디아는 H100 AI 프로세서 생산량을 기존보다 최소한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올해 출하량은 50만대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150만~200만개의 출하량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AI 프로세서가 내년까지 이미 예약 판매가되고 있는 수준이고, 시장이 범용 서버 보다 AI 서버에 대한 투자를 쏟아 붓고 있어 세계 서버 시장이 AI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제한된 설비투자 계획 내에서 일반 서버 투자를 줄이고 AI 서버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세계 서버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서버 수요가 기존 컴퓨터에서 AI 서버로 옮겨가고 있다"며 "그러나 AI 서버 공급은 GPU 공급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 시장의 확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AI 서버에는 메인 프로세서에 DDR5, AI 프로세서에 HBM이 주로 쓰이고, 간혹 HBM보다 원가가 절감되는 GDDR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고성능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으로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제품이다.
DDR5는 적용되는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등에 힘입어 주력 제품이 DDR4에서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AI 수요 증가에 따라 더욱 고성능, 고효율을 내는 DDR5로의 전환이 속도가 당겨지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용 제품인 DDR4 생산은 줄이고, DDR5 위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서버용 D램에서 DD5가 차지하는 출하량 비중은 올해 23%에서 내년 63%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DDR5 비중이 99%에 달할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발전으로 HBM 외에도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동반해 증가하고 있다"며 "AI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는 다양한 응용처에 맞춰 고성능·고용량·저전력 등의 특성을 발전시켜 나가며 추가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