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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골프서 장타쳐도 방향 잘못되면 OB…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

 

 

김미경 기자

입력: 2023-08-29 16:04 

 

 

 

 

 

"우리나라를 골프에 비유하면 250m, 300m씩 장타를 칠 수 있는 실력이 있는데,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OB(Out of Bounds)밖에 더 나겠느냐"

 

집권 2년 차를 맞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무위원 등 참모들에게 '중요한 것은 국정운영 방향'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벙커(모래 장애물)에서 공을 잘 치려면 모래 속에 발을 파묻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 설정한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임 정부가 국정운영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는 것을 부각하고,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자유, 인권, 법치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등 성장보다 분배에 초점을 둔 경제정책을 펴고, 재정 중심의 복지정책을 추진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됐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다. 윤 대통령은 기업과 민간 중심의 시장경제 기조를 갖고 있다. 재정도 꼭 필요한 사회약자 복지정책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 정책에 투입해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 원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며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 대외신인도를 지키고물가 안정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건전재정 기조를 착실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 확대는 미래세대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기업활동과 민생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경제 체질을 시장 중심, 민간 주도로 바꿔 민간이 더 활발하게 투자하고 지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인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도 참석해 "정부를 담당해 보니 지난 대선 때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전임 정부가) 벌려 놓은 사업들을 하나씩 열어보면 이게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사업을) 막 벌려 놓은 건지,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과 국가가 지향해야 될 가치는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다.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며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우리가 명확하게 방향 설정을 하고,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제대로 갈 수가 있다"고 했다.

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방향에 대해 '색깔론'이나 '철지난 이념'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것에 대해 되레 '이념이 중요하다'는 반론을 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념적으로 다른 노선인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야당의 반대 공세와 관련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그러는 사람들이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힘을 합쳐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야당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그러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협치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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