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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구 정치권 치열한 경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이민호 기자

입력2023.09.13. 오후 8:51  수정2023.09.13. 오후 9:02 기사원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13일 매일신문 인터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거침이 없었다. 질문에 막힘이 없었고, 메시지도 분명했다. 대구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내년 총선 대구 출마설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최근 잇따라 대구를 찾은 이 전 대표를 매일신문사에서 만났다.

 

-요즘 대구에 자주 오는데 젊은층을 비롯해 기성세대들 등 반응은 어떻나?

 

▷대구에서 다니면 많이 환호받는다. 국회의원 이름은 몰라도 제 이름은 다 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와 비교해서는 어떤가?

 

▷별로 달라진 것 없는 것 같다.

 

-대구 정치권에 비판적이다.

 

▷현직 국회의원들 중에 공무원 비율이 이렇게 높은 데가 없다. 12명 중 경찰청장 2명, 판검사, 대구시 공무원 3명 등 다른 어떤 지역도 대구처럼 공무원 위주로 국회의원이 구성된 곳은 없다. 고관대작으로 있었던 사람들이 60살이 넘어 퇴직해 국회의원 배지 한번 달아보자 이런 개념으로 의원 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 직군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대구경북 국민의힘 공천 문제는 비우는 것보다 어떤 인물로 채우느냐의 문제이다. 총선 7개월 남았지만 대구 국회의원 중에 누가 잘릴지, 누가 투입될지도 모른다. 선거 30일 전까지도 모를 것이다.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설이 회자됐다.

 

▷CBS 김규환 논설실장이 한판승부 나와서 대구 동구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전혀 근거가 없고 동구을 출마 생각이 없었다. 대구에 나갈 생각 없거니와 같이 바른미래당도 했던 강대식 의원을 적으로 삼는다는 것인데 그럴 이유가 없다.

 

-이 전 대표는 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와서 지역 정치권을 비판했다. 보통 정치인들은 잘하든 못하든 립서비스를 하는 게 관례이다.

 

▷대구의원들은 권력 향배에 따라 순식간에 눈 돌아간다. 제가 그 사람들을 향해 도발을 한 거다. 치맥축제하는데 누구 한 명 나오지 않는 정치 풍토를 얘기한 거다. 만약 저격할 생각이었다면 실명을 밝히면서 제대로 할 거다.

 

-내년 서울 수도권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의미 있는 전쟁을 할 것으로 보나

 

▷지금 당이 수도권에서 어렵다는 데 영남 지도부에서 어느 사람 하나 기득권을 포기하고 수도권에 가서 붙겠다는 얘기를 안 한다. 전라도 사람들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든, 정세균 전 국무총리이든 서울에 올라와서 큰 싸움을 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대구 의원 중 누가 수도권 출마할 용기가 있나? 아무도 없다.

 

-노원 공천 어떻게 보나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굉장히 비상식적인 일들이 많았다. 상황에 대응할 수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를 할 생각이다.

 

-그 시나리오 중에 하나는 대구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는 내용도 있나?

 

▷공천을 배제하는 이유 중에 비합리적이고 굉장히 안 좋은 의도가 있으면 그런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잘 되게 해 줄 생각은 없다.

 

보수의 오랫동안 지지자 중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 '이준석이 네가 억울한 건 알겠는데 좀 조용히 하고 있어라'

 

박근혜 전 대통령 이외에 지금까지 어떤 전국 단위의 지방선거나 대선이나 이겨본 당대표는 김종인, 이준석 밖에 없다. 굉장한 역설이다. 김종인, 이준석 체제가 들어오면 보수에서 엄청나게 공격을 한다. 그분들이 가장 원하던 황교안 대표 시절에 총선은 어떻게 됐나? 완전 오른쪽으로 가서 선거 치러보니까 어떻게 됐나? 대구와 경북이 받았던 대접이 뭔가? 결국에는 보수가 가장 서러울 때는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을 때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점은 잘하고 있고 어떤 점은 못하고 있나?

 

▷한미동맹 복원 기조로 가는 외교 행보의 방향성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는 의도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고 메시지를 던졌느냐가 중요하다.

 

한일 관계, 한미 관계 개선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보수 진영 안에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문제라든지 아니면 다른 문제에 대해 미국이나 일본이 어느 정도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그런 징후가 안 보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거 저거 다 내주고 좋은 대접받고 오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다.

 

대통령께서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좀 파악하기가 어렵다. 정치 전반에 있어서는 좀 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내년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여당에 대해 계속 부정적 이야기하는 게 개인 득표는 좋을지 몰라도 당이나 당원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제가 하는 말이 그렇게 영향력 있어서 제가 선거를 완전히 망쳐버린다 아니면 잘 되게 한다. 그럴 역량이 있으면, 그 영향력 큰 사람을 왜 처음부터 내쫓으려고 했나? 그런 게 모순인 거다. 제 영향력이 그렇게 커서 선거를 진짜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런다면 입당하기 전부터 3개월 내에 쫓아내겠다. 그런 얘기는 왜 한 것이냐?

 

-방송에 출연해 보수가 절멸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무슨 의미인지?

 

▷보수가 영남 의석 60석에다 비례 20석으로 80석 정도는 나온다. 거기에 충청도가 얹히느냐 강원도가 얹히느냐 그다음에 수도권에서 얼마가 얹히느냐에 따라 가지고 의석수가 결정된다. 보수의 수도권 의석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금 보수가 한 110석 정도이고 그전에는 122석이었다. 100석 밑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그거는 개헌 저지선을 뚫리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를 비롯해 나경원 전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 등 영향력 있는 의원들을 내친 데다, 과거 '개혁적이고 신선한 이미지'였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예전과 너무 다르다. 인기가 있는 분들은 정치적으로 숙청당하고, 일부 지도부는 권력에 맹종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다.

 

-당이 기존 방식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들린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는 게 문제인가?

 

▷국회의원들이 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 익명 인터뷰를 할 거면 왜 의원으로 뽑았나? 그런 의원들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초선의원들이 대다수가 의견을 말하기가 두려워서 나경원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막기 위해 50여명이 모여서 연판장을 쓴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은 초선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초선 때부터 그 사람은 할 말은 하고 살았다. 대구에 있는 국회의원 중에 아무리 밀어봤자, 호랑이로 바뀔 것 같은 사람이 있나?

 

-대구도 민주당 의원이 배출되는 등 경쟁 체제가 만들어야 져야 하나?

 

▷대표 시절에 당협위원장을 포함해 웬만하면 경선을 했다. 민주당은 광주시장 선거가 있으면 2~3년 전부터 피 터진다. 후보들이 당장 사람들 만나러 다니고, 지하철에 가서 인사하러 다닌다. 국민의힘과 가장 큰 차이는 80~90%는 경선을 한다는 점이다. 대구 의원들 중 경선으로 당원의 선택을 받아 공천됐다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 없다. '누구한테 줄 설까'해서 공천받은 사람들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에 누군가 낙천되어도 경선 붙여달라 대거리 못한다. 대구도 나름대로 경선을 통해 치열하게 예측 가능한 선거를 해야 한다. 지금은 경선하기도 전에 결과가 나온다. 대통령이랑 친한 누군가를 알고 있어 그 사람이 지켜주지 않을까 이런 정치를 하는 게 현실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이 전 대표에게 대표직을 그만두고 미국에 가서 사회학을 공부해 보라 권유했다. 그때로 돌아가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집권을 했고 선거도 끝났으니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하겠다며 물러나달라는 게 아니었다. 정치에는 불문율이라는 게 있다. 죽이려고 달려든 꼴이었다. 당시 정치적으로 저를 매장하려고 행동했던 것을 알고 있기에 끝까지 가야 된다고 결정했다.

 

-결국 정치를 통해 하고 싶은 게 뭔가?

 

▷아버지, 어머니께서 대구에서 상경해서 노원구 상계동에 정착해 애 둘을 키우면서 교육을 더 잘 시켜서 신분 상승을 해야지 이런 게 있었다. 근데 그런 사다리가 사라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사다리를 유지하고 복원하고 강화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고, 또 제가 보수주의자인 것이다. 개인이 노력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의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대통령이 검찰에 있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했고, 친박계에 굉장히 큰 아픔을 줬다. 본인도 댓글 수사를 하면서 좌천됐다는 생각에 친박계와 교류가 힘들다. 민주당 쪽과도 문재인 정부 당시 사안에 대해 수사하면서 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래서 친이명박계인 국민의당 인사들과 교류하게 됐을 것이다. 대통령이 인사를 통 크게 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 좁다. 그 한계를 벗어나야 된다.

 

-좋든 싫든 정치인으로서 정치는 이제 인생의 짐이나 굴레가 될 수도 있는데 후회하지 않는가?

 

▷그래도 정치를 하는 사람들 중에 행복한 편에 속한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도 하고 선거 승리도 이끌어봤으니, 그런 게 큰 경험이고 자신감을 준다. 후회되거나 아픈 것은 결국 당이 도전하는 사람보다는 줄 서고 안주하는 사람한테 유리한 상황이라는 걸 깨달을 때 그런 생각이 든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매일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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