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이란 “미국과 수감자 맞교환 오늘 진행”…“한국에 자산동결 손해배상 청구 검토”
김서영 기자
입력 : 2023.09.18 16:59 수정 : 2023.09.18 17:21
이란과 미국이 포로 교환을 앞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과 미국이 포로 교환을 앞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은행에 동결됐다가 최근 미국의 제재가 일부 해제되면서 이란으로 송금 중인 석유 수출대금과 관련해 이란 정부가 한국에 이자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AFP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TV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한때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자산 약 60억달러가 카타르에 있다”면서 “이는 이란과 미국 간 포로 교환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이란 자산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 직후 방송이 끊겼으나, 이후 이란 통신사는 카나니 대변인이 “포로 교환은 월요일(18일) 이뤄질 것이며 미국에 있는 이란인 5명은 석방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란에 수감된 5명 역시 약속에 따라 미국으로 보내질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교환이 합의에 완전히 기반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과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하면서 그 대가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을 해제했다. 약 60억달러 규모의 이 자산은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2019년 5월부터 동결돼 왔다.
이란 당국은 동결 자금을 돌려받은 후 한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지난 16일 “한국 내 동결자금이 카타르를 통해 이란중앙은행으로 송금되더라도 수년간의 동결에 따른 손해를 한국 측에서 배상받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한국 내 은행에 지난 수년 간 총 70억달러의 자산이 묶인 탓에 약 7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도 18일 이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미국의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로 지난 4년여간 한국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3곳에 예치됐던 약 60억달러에 대한 이자를 받기 위해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불법적 제재로 한국 내 금융기관(은행)에 동결됐던 우리의 석유수출 대금으로 이들 금융기관이 부당하게 이자 소득을 얻었다”며 “돈의 주인에게 이자를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