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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금지는 끔찍한 실수” 트럼프, 디샌티스 직격... 공화당 ‘임신중지 내전’?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입력 2023.09.18 17:45 수정 2023.09.18 17:49

 

 

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한 플로리다 주지사

트럼프 “민주당과 가능 시기 협상” 중재 자처

‘임신중지 반대’ 공화당 내 분열...“우경화 우려”

 

 

1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소속 차기 대권 주자들이 참석한 ‘기도, 투표, 굳게 서기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임신중지(낙태) 금지 조치는 끔찍한 실수”라면서 같은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직격했다. 임신중지에 대체로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의 주류 기조와는 상반되는 돌출 발언이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의 행보는 아닐 수도 있다. 내년 미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임신중지를 두고 공화당 대선 주자들 간 의견도 실제로 엇갈리는 분위기다. 특히 당내 대선 주자들 중 압도적인 지지율 선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언급으로 ‘공화당 내 임신중지 내전’이 발발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 '임신중지 전쟁' 불붙인 트럼프의 변심?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의 임신 6주 후 낙태 금지 조치는 너무 나간 게 아니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끔찍한 일이자 끔찍한 실수”라고 답했다. 지난 4월 플로리다주(州)가 임신 15주 이상이었던 낙태 금지 하한을 6주로 대폭 낮추자, “6주는 임신 사실 인지도 힘든 시기”라고 비판했던 백악관과 민주당 입장에 동조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강타한 ‘임신중지 전쟁’에 불을 붙인 인물이다. 재임 시절 그가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하면서 연방대법원은 ‘보수 6, 진보 3’ 구도로 재편됐고, ‘우향우’ 판결을 쏟아냈다. 지난해 6월 임신중지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49년 만에 뒤집은 것은 그 절정이었다. 낙태의 합법화 문제가 주정부에 맡겨지자 플로리다, 아칸소 등 공화당이 장악한 일부 주는 임신중지를 사실상 법적으로 금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공식 석상에서 이를 자신의 ‘공적’으로 종종 거론했다.

 

그런 만큼 이날 발언은 상당히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임신중지 가능) 시기를 제시하겠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양당을 모아 협상으로 다툼을 멈추겠다”고까지 말했다. 임신중지권에 한해 돌연 민주당과 공화당 간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공화당 분열..."미 전역 임신중지" vs "과한 조치"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들 중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4일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의 유대인 지역 센터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서프사이드=AP 연합뉴스

 

이와 관련, WP는 “임신중지를 둘러싼 공화당 내부 분열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당장 대권 주자들만 해도 의견이 갈린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미 전역에서의 임신중지 금지를 주장하는 반면,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모두가 우리(공화당)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임신중지 금지는) 정치적 실용성이 떨어진다”며 맞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자신이 ‘임신중지권 폐기’를 이끌어낸 1등 공신임을 거듭 상기시키는 한편, 중도층을 향해선 경쟁자의 과격한 조치를 비판하는 모습을 부각해 이익을 챙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뜻밖의 저격을 당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날 디샌티스 캠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기업, 언론이나 좌파로부터 칭찬을 얻으려 보수주의자를 팔아넘긴다”고 비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내 지지율 2위지만, 최근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0%포인트 차(트럼프 62%, 디샌티스 12%)로 밀리는 상황이다. WP는 “디샌티스는 공화당 내에서도 지나치게 우경화됐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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