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미국이 WHO에 ‘우한 연구소 재조사’ 압력 가한다” 폭로한 스위스 과학자, 중국의 ‘발명품’이었다
이철민 선임기자 2021.08.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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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들은 최근 “미국 정부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했다’는 가설을 조사하도록 세계보건기구(WHO)에 압력을 가했다”는 한 스위스 과학자의 주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인민일보, 차이나 데일리, 글로벌 타임스, CGTN TV 등 중국의 모든 관영 매체들은 스위스 국적의 과학자라는 ‘윌슨 에드워즈’의 이 같은 주장을 인용하며,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WHO를 정치 도구화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여러 언어로 광범위하게 퍼뜨렸다.
이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스위스 베른에 거주한다는 생물학자 ‘윌슨 에드워즈’는 7월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WHO의 지인들과 동료 과학자들이 ‘미국이 WHO를 정치화하려고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협박까지 한다’고 불평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WHO 직원들은 내게 ‘미국이 바이러스의 근원을 추적하면서 중국을 공격하는데 집착하다 보니, 데이터와 발견된 사실들을 보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적었다. 그는 “생물학자로서, 지난 수개월간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을 추적하는 작업이 얼마나 정치적이 됐는지 깜짝 놀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는 중국이 WHO가 국제적인 과학자 그룹을 구성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다시 조사하려는 시도에 대해 “과학에 대한 교만”이라며 거절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11일 중국 매체들 웹사이트에서 이 ‘윌슨 에드워즈’라는 이름이 관련 기사에서 일제히 사라졌다. 전날 베이징의 스위스 대사관이 “가짜뉴스”라고 발표하고 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