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의대 증원 반대’ 서민 교수, 김남국 거론하며…“로스쿨 정원도 늘리자”
권준영 기자
입력: 2023-10-20 03:29
‘조국 흑서’ 서민 교수, 종전 의대 정원 확대 ‘반대 → 찬성’ 입장 선회
現 우리나라 로스쿨 상황 짚으며 ‘작심 발언’ 쏟아내
김남국 무소속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野 정치인사 겨냥 ‘돌직구’ 날려
‘의대 증원 반대’ 서민 교수, 김남국 거론하며…“로스쿨 정원도 늘리자”
서민(왼쪽)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김남국 무소속 의원. <디지털타임스 DB>
'조국흑서' 저자이자 보수 논객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종전 자신이 주장했던 의대 정원 증가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다만 서민 교수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거론하며 "로스쿨 정원도 확대하자"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민 교수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일전에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 사람은 나이 들면 철든다고, 며칠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의사'라는 기득권에 매몰된 나머지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서 교수는 "세상에서 제일 치사한 게 자기 유리한 통계만 들고 오는 것일진대, 저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논리로 우리나라의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세계 1등이고, 안 죽어도 될 환자의 사망률을 뜻하는 회피 사망률도 거의 1위인데다 수술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등등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이 세계 최고라는 통계만 가져오기 바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것만이 아니다. 국토가 좁고 교통이 발달한 나라에서 산간벽지마다 병원이 다 있어야 되느냐는 오만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저도 실체적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2.5명으로, OECD 기준으로 최저라는 사실을"이라고 과거 자신이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제가 어렵게 구한 반박자료들은 인구당 의사수가 적다는, 공인된 통계 앞에서 한 줌의 비듬에 불과했다"며 "아니, G8에 진입한 선진국 대한민국의 의사 수가 미국이나 일본, 멕시코 같은 의료 후진국들과 비슷해서야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표에서 보는 것처럼 한해 배출되는 의대 졸업생 수도 적어,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전,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의대 숫자를 늘리는 데 찬성하기로 했다"고 의대 정원 확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서 교수는 "정부는 1000명을 생각하지만, 의료선진국인 영국이나 독일 수준에 맞추려면 정원이 최소 3만명은 더 늘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말이다. 깨달음을 얻고나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다른 분야도 들여다볼 여유가 생기더라. 그러다 다음 표를 보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의대 증원 반대’ 서민 교수, 김남국 거론하며…“로스쿨 정원도 늘리자”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그는 "전 너무 놀랐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인구당 변호사 숫자가 8분의 1에 불과하고, 영국의 6분의 1, 독일의 4분의 1밖에 안되다니"라며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같은 사람들이 왜 비싼 전관예우 변호사를 쓰는지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네, 변호사 수가 부족하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변호사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게다가 우리나라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예에서 보듯 변호사의 정치권 진출이 활발한 나라"라고 김남국 의원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변호사가 없는 판에 그나마 있는 변호사마저 외도를 해버리니 일반 서민들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기 어렵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제가 참패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교수는 "이것만으로도 로스쿨 정원을 늘려야 할 이유로 충분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변호사의 분포가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면서 "등록 변호사 2만 8000명 중 2만 1141명이 서울에 몰려 있다. 그러다보니 지방에서는 변호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사실을 자백해 빵에 가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한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특히 그는 "이뿐이 아니다. 변호사의 전문 분야도 몇몇 인기 분야에 몰려 있어서, 부동산 사기, 법인카드 슈킹, 대북송금, 김문기 인지장애 같은 범죄는 변호사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성범죄 무고 같은 기피분야는 변호사를 구하지 못해 인생이 쫑난 청년들의 눈물이 바다를 이룬단다"며 "그런데도 우리나라 로스쿨 입학정원은 매년 2000명에 불과하고, 변호사 합격률이 50% 남짓이라 실제 배출되는 변호사 숫자는 1000명밖에 안 된다고 한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끝으로 서 교수는 "그러다보니 다음과 같은 비극이 생긴다. 조국 전 장관이 법대교수인데 자기 아들을 로스쿨 보내려고 인턴확인서도 위조하고 그랬단다"며 "그런데 그 아들은 그 위조 증명서를 가지고도 로스쿨에 떨어졌다니, 이 얼마나 큰 비극인가. 로스쿨 정원이 지금보다 두세배만 됐던들, 그 아들은 지금 어엿한 변호사가 됐을 테고 최강욱 전 의원은 지금도 국회의원 배지를 단 채로 한동훈 장관을 스토킹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조국 전 법무장관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