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비상식적 범행" 법원, 여아 친모 유죄 판단 근거는?
기사입력 2021.08.17. 오후 7:05 기사원문 스크랩 본문듣기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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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친자 성립' 유전자 검사 결과..오류 확률 현실적으로 없어
키메리즘은 친자관계 아닌 자가 친자 오인되는 경우 설명 불가
혈액형 검사, 출산 의심 정황 등 친모 인정 근거 다수
석 씨, 딸 김 씨 입원 산부인과에서 여아 바꿔치기
배꼽탯줄, 식별띠 분리, 신생아 몸무게 변화 등 바꿔치기 가능성 존재
법원 "아이 바꿔치기 직접적 증거 전혀 없지만 사건 특성상
피고인만 아는 범행 전후 연결고리 빠짐없이 증명돼야 한다고 보긴 어려워"
연합뉴스
경북 구미에서 빈집에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피고인 석모(48) 씨를 숨진 여아의 친모로 인정하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7일 석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제2형사단독 서청운 판사는 "피고인 석 씨가 딸 김 씨가 낳은 피해자를 약취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법원은 석 씨의 미성년자 약취 혐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해 핵심 쟁점인 석 씨와 숨진 여아의 친자 관계 여부를 심리했다.
그 결과 법원은 "석 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라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먼저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 석 씨가 사망한 여아의 친모가 아닐 확률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법원은 "유전자 검사 전문기관인 국과수 본원, 국과수 부산연구소, 국과수 대구연구소, 대검찰청에서 실시한 각 감정에서 숨진 여아의 실제 친모가 언니 김 씨가 아닌 피고인이라는 동일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첫째, 둘째 딸과 동일모계 관계에 있다는 감정 결과는 종전에 알려진 사실 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각 유전자 검사에서 사용된 감정 방법은 모두 국제적으로 공인된 유전자검사 방법으로서 상당한 정도의 신뢰성이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석 씨 측이 가능성을 주장한 키메리즘(Chimerism, 한 사람의 몸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유전적으로 구분되는 세포를 가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실제 친자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친자가 아닌 것처럼 판정되는 경우는 설명할 수 있어도 친자관계가 아닌 자가 우연하게 친자로 오인되는 경우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법원은 키메리즘에 의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의 손톱, 모발, 구강과 사망한 여아의 대퇴골, 치아, 갈비연골에서 각각 시료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혈액형 검사에서도 친자 관계 성립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혈액형 검사 결과 딸 김 씨와 숨진 여아 사이에서 친자관계가 성립될 가능성이 희박한 반면 피고인과 사망한 여아 사이에서는 친자관계가 성립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
ABO식 혈액형에 따른 유전법칙상 BB type인 김 씨는 사망한 여아의 혈액형과 같은 A형(AO type)의 친모가 될 수 없지만 BO type인 석 씨는 A형(AO type)의 친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법원은 숨진 여아가 출생할 무렵인 2018년 3월 석 씨가 출산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여럿 존재한다고 말했다.
먼저 석 씨 명의의 휴대전화에 임신이나 태교, 육아일기 작성 등의 목적으로 임산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었다.
석 씨가 2018년 3월 출산 예정이었다면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 석 씨는 출산 관련 동영상을 시청했다.
또 온라인을 통해 생리대를 구매하던 석 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임신을 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기간에만 온라인에서 생리대를 구매하지 않았다.
2018년 2월 1개월간 직장을 그만둔 사실을 숨기려고 석 씨는 수사기관에서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거짓 진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석 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라고 인정됨에 따라 법원은 여아 바꿔치기 행위도 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숨진 여아 이외에 딸 김 씨가 출산한 피해자가 존재하고 피해자의 출생 이후부터 여아의 사망 사이 어느 시점엔가 이 둘이 바꿔치기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여아 바꿔치기 행위의 시기는 석 씨 딸 김 씨가 아이를 출산한 2018년 3월 30일부터 김 씨가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4월 8일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법원은 판단했다.
김 씨가 퇴원하면서 데려간 여아의 배꼽에 붙은 탯줄이 퇴원 이후인 4월 9일 떨어졌고 사건 발생 당시인 올해 3월 19일 발견된 배꼽 탯줄에 대한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숨진 여아와 동일 인물로 밝혀졌다.
또 산부인과 신생아실과 입원실은 승강기나 계단을 통해 곧바로 출입할 수 있는 점과 신생아를 신생아실 외 장소에서 일정 시간 머물 수 있게 하는 등 해당 산부인과의 구조와 운영 실태 등을 미뤄볼 때 김 씨 입원 기간에 여아 바꿔치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미뤄 법원은 김 씨가 퇴원하면서 데려간 여아는 김 씨가 출산한 아이가 아니라 석 씨가 출산한 여아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신생아 출생 직후 채워진 식별띠가 빠진 채 발견된 점은 누군가 식별띠를 임의로 분리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또 신생아 혈액형 검사를 위한 혈액 채취 전 이미 아이가 바꿔치기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3월 31일과 4월 1일 측정한 신생아 몸무게 변화량이 0.225㎏으로 하루 변동 최대치인 0.060㎏보다 훨씬 크다"며 "전체 몸무게의 6.5%가 하루 만에 감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서로 다른 사람의 몸무게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 재판에 이르기까지 딸 김 씨가 출산한 아이의 행방을 알 수 없고 석 씨의 혐의와 관련한 목격자의 진술이나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등 객관적이고 직접적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러한 사건에서는 범행의 세부적 경위나 방법까지 전부 증명돼야 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법원은 "피고인만이 알고 있거나 피고인이 감추고 알려주지 않는 범행 전후의 연결고리까지 빠짐없이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면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통한 형벌권의 정당한 행사를 도외시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밝혔다.
또 제3자가 여아 바꿔치기를 했을 가능성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할 수 있고 석 씨의 범행 동기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석 씨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더 가까이 두고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딸로 하여금 양육하게 하려 바꿔치기 했거나,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남편에게 불륜 사실이 드러날 것이 두렵고 출산을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양육할 수 없는 것을 염려해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피고인은 건전한 상식과 가치를 가진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범행동기를 가지고 자신의 친딸과 친딸의 친딸을 바꿔치기 한 것도 모자라 외할머니 행세를 하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비상식적 행각을 벌였다"며 "이러한 피고인의 범행에 대해 냉정하면서도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함이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과학적 증거가 있는데도 출산 사실을 포함해 미성년자 약취 범행 일체를 극구 부인하는 피고인의 반성 없는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앞으로도 사라진 피해자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피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난무하게 돼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불고불리의 원칙상 미성년자 약취 범행에서 더 나아가 기소되지도 않은 약취 전후의 사정까지 가정적으로 범죄사실에 포함해 불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할 수는 없다"며 "단순히 미성년자를 약취한 행위 자체에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법원은 "석 씨가 숨진 여아의 사망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고 여아의 시신을 종이박스에 담기 전 스스로 범행을 단념해 보호법익의 침해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대구CBS 권소영 기자 notol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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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혹시 인신매매 쪽과 연루된 사건이라면, 인신매매 쪽은 엄청난 고도의 기술이 다 동원되기 때문에,
완벽하게 추적하기는 힘들 겁니다. 헌신을 다해 수사하신 그 수사팀..... 반드시 초특급 인사평가 보상,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려운 문제 나올 때마다 뭔 이상한 정심 심리 쪽 보내서, 뒷거래 하지 않고,
이렇게 제대로 어려운 사건 수사하는 수사팀, 진심으로 리스펙을 보냅니다.
특히 사회약자들 문제, 실로 범죄 수법이 엄청납니다. 뛰어난 수사팀에 특급 보상, 초특급 승진 요청합니다.^^
대단합니다. 산부인과에 대해 계속 수사해주세요.
.......................................................................................................................................... [2021-08-17, (화)], IIS 지식정보시스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