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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험지 꺼리는데… 원희룡 “가장 센 상대와 붙겠다”

 

 

이재명 지역구 ‘명룡대전’ 이뤄지나

 

 

김승재 기자

입력 2023.11.21. 03:36

업데이트 2023.11.21. 10:47

 

 

 

일러스트=박상훈

일러스트=박상훈

 

 

윤석열 정부 ‘스타 장관’들의 내년 4·10 총선 차출론이 번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 장관도 주변에 “만약 지역에 출마한다면 가장 어려운 지역에서 가장 센 상대와 붙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이 지난 대선 기간 ‘대장동 1타 강사’ 소리를 들으며 이 대표 저격수 역할을 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와 정면으로 맞설 적임자라는 것이다. 원 장관과 이 대표의 대결이 성사되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권고안인 ‘친윤 핵심,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0일 본지 통화에서 “원 장관을 총선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지금 결정하기는 이르지만, 본인 의사만 있다면 이재명 대표와 대결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카드”라고 했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계양을이라는 지역구가 국민의힘 입장에서 험지인데 원 장관처럼 중량감과 인지도 있는 인사가 선뜻 나서겠다고 하면 당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라며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을 가장 아프게 꼬집었던 원 장관의 출마가 현실화하면 이 대표가 더 부담스러워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 계양을은 2012년 19대 총선 이후 줄곧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으로, 이 대표는 지난해 3·9 대선에서 낙선한 뒤 그해 치른 6·1 보궐선거에서 이곳에 출마해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계양을은 상당한 험지이기 때문에 원 장관이 낙선하더라도 큰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며 “되레 근소한 차로 패배하면 지고도 이겼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명룡 대전’이 성사되면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원 장관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원 장관은 거취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계양을 출마는 가능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 나온다. 원 장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본지에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일원으로서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하겠다’는 생각이고, 현 시점에 총선 지역구를 정해놓은 건 없다”고 했다. 원 장관 측 한 참모는 “원 장관이 주변에 ‘총선에 출마한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장 센 상대와 붙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 맥락에서 계양을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원 장관이 험지 출마론의 선봉에 선다면 당내 친윤 핵심과 중진 의원들도 어떤 식으로든 희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생길 것”이라며 “혁신위 권고안이 나온 지 보름이 지나도록 눈치만 보는 당내 인사들 사이에 일종의 메기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원 장관이 험지 출마 선봉에 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눈치만 보던 다른 친윤·중진 의원들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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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내 강경파를 상대로 한 험지 출마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조국 전 장관이 지역구 후보로 나올 경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대항마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원 장관과 한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유력 후보군으로도 꼽힌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의원이 3선을 한 대전 서구을에서는 국민의힘 김용태 전 의원 출마가 거론된다. 서울 양천을 3선 출신인 김 전 의원은 대전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다. 민주당 정청래·안민석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경기 오산에는 부산 3선 출신으로 서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 공천 가능성이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후보를 어떻게 내는지 좀 더 윤곽이 나와야 그에 대항해 누구를 내보낼지 등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승재 기자  

 

tuf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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