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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 찬성 13표·미국 반대 1표로 부결.. 국제사회 비난 여론 쏟아져

 

 

김승훈 기자

입력 2023.12.11 12:33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찬성 13표·기권 1표.. 미국 반대표에 부결 처리

국제사회 "극도로 실망" "대량 학살 파트너" "미국 전쟁 범죄에 공모" 비판 봇물

기세등등 이스라엘, 하마스 대원 투항 영상 공개.. 민간인 조작설도 제기

유엔 사무총장·카타르 "휴전 위한 노력 포기 않을 것"

이란 "중동 지역 폭발 가능성 커져".. 레바논 헤즈볼라 이스라엘과 교전 확대

미국 내 여론악화.. 바이든 이스라엘 정책 반대 61%, 두달 새 5%p 증가

 

 

불타는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 모인 가자 주민들 [사진=AFP=연합뉴스]

불타는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 모인 가자 주민들 [사진=AF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이 미국의 반대로 부결되자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찬성표를 던지고 영국은 기권해 휴전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높았으나 미국이 제동을 건 셈이 되면서 민간인 학살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즉각적이고 인도주의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미국의 반대로 부결됐다.

 

결의안 통과를 위해선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또 5개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투표에서 13개 이사국은 찬성표를 던졌으나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거부권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찬성표를 던졌고 영국이 기권하면서 미국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면 결의가 통과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번 결의안이 현실적이지 않으며, 하마스의 공격을 비판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만, 당장 휴전을 하라는 것은 하마스에게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할 기회를 주는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은 이번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스라엘의 하마스 축출 작전을 전면 지지하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하마스가 건재하는 상황에서 휴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10일 CNN 및 ABC 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민간인 뒤에 숨지 않고,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하마스가 여전히 살아있고, 건재한 상황에서 10월 7일과 같은 공격을 반복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이 이뤄진다면 문제를 단순히 '영속화(perpetuate)'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이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이스라엘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의회 승인 없이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이스라엘에 포탄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무부가 전날 연방 하원에 무기수출통제법(Arms Export Control Act)의 긴급 조항을 발동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연방 하원은 탱크 포탄 1만3천 발을 구입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요청을 심사 중이었다. 그러나 긴급 조항이 발동됨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즉시 이스라엘에 포탄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국무부가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직시인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 "극도로 실망" "대량 학살 파트너" "미국 전쟁 범죄에 공모" 비판 봇물

 

이번 안보리 결의한 부결로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미국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민간인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미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인도적 위기를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의 외무장관들은 8일 워싱턴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수용토록 하는데 미국이 "더욱 광범위한 역할"을 맡으라고 촉구했다.

 

이들 중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완전히 실망했다"며 "우리의 친구들은 미국이 이 문제에 있어 고립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고 말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극도로 실망했다"며 "한 나라가 전 세계에 맞서고 있고 전 세계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파디 장관은 또 "이스라엘은 엄청난 증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 증오는 역내에 만연할 것이며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미국의 안보리 결의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오랫동안 미국을 따라다닐 부끄러운 딱지"라면서 "미 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이 그들을 대량 학살의 파트너로 만들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중동 국가뿐만 아니라 서방과 주요 인권단체, 국제단체들도 미국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프랑스의 니콜라 드 리비에르 주유엔 대사는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질 새롭고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청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중동 역사상 가장 암울한 날 중 하나"라면서 "(미국이) 여성과 아이들 등 민간인 수천 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무자비학 학살"에 대해 "역사가 미국의 행동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기반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루이 샤보노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등 잔학행위를 저지르는 이스라엘에 무기와 외교적 보호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은 전쟁 범죄에 공모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영상 속 소총 내려놓는 팔레스타인 남성 [사진= X @manniefabian=연합뉴스]

영상 속 소총 내려놓는 팔레스타인 남성 [사진= X @manniefabian=연합뉴스]

 

기세등등 이스라엘, 하마스 대원 투항 영상 공개.. 민간인 조작설도 제기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하마스 대원들이 투항하면서 전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10일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 전쟁 65일째인 이날 영상을 통해 "지난 며칠간 수십명의 하마스 테러범이 우리 군에 투항했다. 그들은 우리의 용감한 전사들 앞에 무기를 내려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고 우리는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은 하마스의 끝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여전히 저항 중인 하마스 대원들을 향해 "이제 끝났다"며 "신와르(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를 위해 목숨을 걸지 말고 지금 투항하라"고 권고했다.

 

앞서 헤르지 할레비 IDF 참모총장도 지난 9일 "최근 갈수록 더 많은 테러리스트가 항복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의)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고, 우리가 더욱 밀어붙여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10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전날 오전 가자 북부에서 유출된 영상에는 하마스 요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투항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남성은 속옷 차림으로 두 손을 든 채 천천히 걸어 나왔으며, 이스라엘 방위군(IDF) 앞까지 가 돌격 소총을 내려놓았다. 주변은 반나체 차림의 팔레스타인 남성 수십 명이 서 있었다.

 

이보다 앞선 7일 경에는 IDF에 구금된 남성 수십명이 무릎 꿇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포됐다. IDF 측은 투항한 지역의 모든 사람을 심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번에 유출된 영상 관련 "쉐하이야와 자발리아에서 투항한 테러리스트들이 무기와 장비를 넘겼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영상 속 인물들이 항복한 하마스 대원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붙잡힌 사람 중에 민간인들도 적지 않다는 지적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BBC는 영상에서 이스라엘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총구가 그를 겨눈 채 지시하고 있어 그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키는 대로 따른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남성이 이미 이스라엘군에 제압당해 팬티만 입고 몸에 무기를 숨길 수 없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그가 지니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는 장면이라기보다는 카메라 앞에서 지시를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BBC는 또 이 남성을 비롯해 영상에 나오는 붙잡힌 남성들이 하마스와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유엔 사무총장·카타르 "휴전 위한 노력 포기 않을 것"

 

이란 "중동 지역 폭발 가능성 커져".. 레바논 헤즈볼라 이스라엘과 교전 확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 채택이 불발된 데 대해 "안보리가 마비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10일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도하 포럼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안보리가 지정학적 분열로 인해 마비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추가 인도주의 지원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이 이행되지 않음에 따라 유엔의 신뢰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전 필요성에 대해 "안타깝게도 안보리는 이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목표물 조준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사진=AFP=연합뉴스]

가자지구 목표물 조준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사진=AFP=연합뉴스]

 

양측의 중재역을 맡은 카타르도 휴전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카타르 정부와 파트너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되살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지속적인 폭격이 휴전 재개를 위한 기회의 창문을 좁힌다고 우려하면서 가자 전쟁으로 역내 국가의 모든 세대가 급진적으로 변할 위기에 있다고 개탄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이번 결의안 부결이 확전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9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이 휴전 지속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범죄와 전쟁을 지속하는 것을 미국이 지지하는 한 이 지역에서 통제할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무장정파들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최근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쪽 국경지대 마을에 대한 공습을 가해 헤즈볼라 대원을 1명 사살했다. 헤즈볼라도 같은날 이스라엘 국내의 10곳을 목표로 포격을 가해 1명을 사살하고 다른 한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국경지대는 10월 8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전날의 하마스 기습공격을 지원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의 셰바 농장에 수십 발의 로켓포를 발사한 이후로 교전이 계속돼왔다. 이스라엘군의 보복으로 레바논 남동부 국경마을들은 로켓포 등 중화기의 공격을 받았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교전으로 이미 레바논 쪽에서 지금까지 14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예멘 후티반군은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해운사를 대상으로 공격을 예고하고 나섰다. 9일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홍해를 거쳐 이스라엘로 가는 모든 선박의 통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가자지구가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국적을 불문하고 홍해를 지나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우리 무장 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 여론악화.. 바이든 이스라엘 정책 반대 61%, 한달 새 5%p 증가

 

미국 내 여론도 악화되고 있어 바이든 정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CBS 방송이 지난 6~8일 미국의 성인 2천1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39%만이 지지한다고 밝혔다. 61%는 반대 의사를 보였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직후인 지난 10월 당시 같은 조사에서는 지지 44%, 반대 56%로 집계됐다. 정치 성향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63%가 지지 입장을 표명했고, 공화당은 22%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에 대해서도 '지나치다'는 답변이 38%에 달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54%, '부족하다'는 답변은 8%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평화 해법을 도출하고 있다는 문항에도 절반에 가까운 46%가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다소 아니다'는 답변 역시 34%에 달했다. '다소 그렇다'는 평가는 20%에 불과했다.

 

 

 

 

 

 김승훈 기자 nbbc337@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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